귀뚜라미 소리에 어차피 잠은 다 잤고 내친김에 하나 더~

4. 성격

흔히들 생각하기에 외향적인 성격이 외국어를 더 잘 할거라 하지만 실제로 꼭 그렇다 입증된 건 아니랍니다. 물론 말이 많은 사람이 한마디라도 더 하게 되니 그 만큼 연습이 더 되겠지만 "영어를 잘한다"라는 게 자기 생각을 길~게 늘어 놓는 것만을 말하는 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제 연구에서도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아이가 더 빠르게 실력이 향상 되었으니까요.

5. 인지 유형

학생들의 성격보다도 이 인지유형이 언어습득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1) reflection/impulsivity (충동성? 의 정도랄까?)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면 선생님이 질문을 할때 일단 손부터 들고 보는 아이가 있죠. 답이 틀리던 맞던 "저요, 저요" 부터 하는 아이들... 반면 속으로 답을 곰곰히 생각하고 말을 만들어보지만 그러는 동안 그만 기회를 빼앗기고 마는 아이들도 있구요. 그러한 차이가 reflection/impulsivitiy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당연스럽게도, 서두르는 아이는 정확도를 잃게 되고 구상만 하는 아이는 신속함을 잃게 되겠죠. 역시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경우에는 아이들이 양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실제 가르치는 입장에서보면 항상 먼저 손을 드는 아이들은 반가운 면이 있습니다. 열심히 설명하고 질문을 했는데 아무도 대답 안하고 뚱~ 하고 있는 것처럼 선생님 뻘쭘한게 또 없으니까요. 하지만 번번히 엉뚱한 답을 한다면 그 학생에 대한 선생님의 기대치가 많이 떨어지겠죠. 반면 생각은 있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보통의 선생님들이야 말 안하는 아이에게도 꼭 물어보려고 참여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말 안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렇게 참여를 안하고 앉아있다보면 한학기, 두학기가 지나고 어느새 생각도 안하고 답을 구상해보지도 않게 된다는 겁니다. 수동적인 학생이 되는 거죠. 한번 이렇게 입을 닫아버리면 다시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전혀 발표를 안한다면 말하는 횟수를 세보게 하세요. 오늘은 한번 손들기. 내일은 두번 대답하기.  모레는 세번 대답하기... 이런 식으로요. 주 단위가 되어도 좋구요. 이번 주는 하루에 한번 발표하기...  그냥 "너도 수업 시간에 대답 좀 잘 해라" 하기 보다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하면 아이도 성취감이 생기고 또 그 기회를 위해 집에서 답도 준비하게 되고...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2) Field Independence/Field Dependence (구별력의 정도?)

이건 뭐랄까...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한 목표물(?)을 얼마나 잘 찾아나내나.. 하는 정도인데요. 이렇게만 쓰니 꼭 무슨 군사훈련 이야기 같네요. ^^ 왜 영어지문을 읽다보면 우리가 배웠던 문법사항이나 숙어 같은 것들이 보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글에 묻혀 안잡히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런 구별력에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한다네요. 아이들이 하는 "I spy" 나 "왈도를 찾아라" 뭐 그런거, 또 비슷한 그림 두개 놓고 틀린 부분 찾기 놀이, 숨은 그림 찾기 이런 것들이 모두 이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걸 잘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글을 읽고 내용을 잘 파악하고, rule도 잘 찾고, data도 organize잘 하고 그런답니다. 실제로 아이들의 Field Independence 정도를 측정할때도 위에 나열한 방법들을 씁니다 (몇분동안 숨은 그림 몇개 찾나, 다른 모양 몇개 찾나... 등등)

물론 여러가지 요인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아이가 영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거나, 그림책 속의 그림에서 적절한 정보를 찾아내지 못할 때 위의 놀이 같은 것을 틈틈히 시켜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젤 좋은 것은 엄마랑 책을 읽으면서 책 표지나 삽화, 다른 글자체 등에서 책 내용 이해를 위한 힌트 얻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죠.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앞의 칼럼 중 읽기 지도편에서 참고하세요-

아~ 먼동이 터왔군요... 라기보다는 날이 밝았네요. 요즘은 정말 해가 빨리 뜨는 것 같아요. 애가 얼마나 이불을 차내버리고 자고 있는지 살짜기 들여다보러 가야겠습니다. 그럼,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