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곳 버지니아는 오늘 정말 덥습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도 수그러들 기미가 없네요.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얼마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세요... 오늘은 방학동안 아이들 책읽기 지도하시는데 좀 도움이 되실까해서 worksheet 한장 올립니다.

위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프린트아웃하시면 되구요, 책 한권에 한장씩 쓰시면 됩니다. 킨더아이들 같은 경우 글로 쓰는 대신 상자안에 그림으로 그려넣으라 하시면 됩니다.

우선 이 worksheet 은 픽션, 그러니까 이야기책용입니다.

타이틀에는 책 제목

날짜에는 작성하는 날짜

Character에는 등장인물( 주인공)

Setting에는 이야기의 배경

그리고 아래 각 칸에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건의 배경, 발단, 전개, 결말 등등을 써넣게 하시면 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또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지에 대해 요약을 하여 쓰게 하는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책을 읽고 이렇게 정리,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미국학교의 교과과정에서는 아주 필수적인 연습이 될겁니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꼭 연습해야하는 것은 리텔링입니다. 즉, 이야기를 읽고, 다시 그 이야기를 재구성해 남에게 들려주는 것이지요. 이때, 위에 언급한 요소들을 빠지지 않고 이야기하는지, 특히 고유명사 (이름, 지명)와 의미있는 숫자들을 기억하며 이야기 하고 있는지 첵크하셔야합니다. 이러한 리텔링은 실제 학력평가 시험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나아가 논리력이나 어휘를 쌓아가는데도  필수적입니다. 미국학교들에서 어려서부터 리텔링을 연습시키는 것은 일찍부터 자기의 언어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훈련을 시켜 이들이 그렇게 학을 떼는 plagiarism( 표절?) 을 방지하는데도 그 뜻이 있습니다. 때문에 영어로 해도 좋고, 우리말로 해도 효과는 역시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또 전공자의 입장에서 소위 공부 잘한다는 아이를 보면 늘 습관적으로 분석(?)에 들어가곤 합니다. 요즘 크게 드는 생각은 어떤 훌륭한 과외 선생도 학원도, 집에서 엄마가 15분, 30분씩 매일매일 꾸준히 같이해 주는 것에 따라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언어라는 특성 자체가 반복 학습이 중요한 까닭도 있고, 또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결국엔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변의 모범(?)적인 가정들, 특히 미국 가정들을 보니 이런 꾸준한 노력들이 빠지지 않더군요.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두들 이런 시간을 일스러워 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하루의 일과가 되어있는 집이 많더군요.

좋은 학원, 과외 선생님이 아이에게 어쩌다 먹는 보약이라면 엄마는 매일 먹는 영양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앉아서 공부를 가르치시지 않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 앉아 그날 읽은 책 이야기하고 (리텔링), worksheet에 옮겨적게 하는 연습을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고 생각됩니다. 긴 여름방학, 하루에 한권씩 이렇게 해주시면 새로 시작하는 학년에는 눈에 띠게 성장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진행하시면서 필요한 정보, 또는 질문있으시면 언제는 답글이나 쪽지에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건 별로 없어도 많이 아는 사람들을 많이 알기 때문에 최대한 답을 구해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