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오랜만에 뵙죠? 이젠 핑계도 없는데… ^^ 다른 방들은 뭔가 seasonal 한 게 많이 올라왔길래 저도 좀 그런 거 없나 생각해보다… 뭐 꼭 기라면 기고 아니라면 아닌 주제가 한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이 글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연말을 맞아 좀더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길 바래보면서… ^^

비디오 게임과 학교 공부!

게임, 독이죠. 또 때론 한시간쯤 아이를 치워(^^) 놓을 수 있는 좋은 방편이 기도 하구요. 하지만 대부분은 좀만 더하겠다 vs. 이제 그만해라로 이어지는 집안싸움의 대표적 발단이죠. 이런 비디오게임을 아주 다른 눈으로 바라본 이 시대의 석학이 있었으니 제가 존경하옵는 위스컨신대 J. Gee교수님입니다. 지난 여름 워크샵에서 직접들으니 더 멋지더군요. 책에 싸인도 받고… 많이 읽은 것처럼 보일라고 책장을 입으로 호 불고 손으로 막비벼서 가져갔더랬습니다. 유.치. ^^

이 양반의 문제제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게임은 아이들이 미치도록하고 싶어하는 것이고 또 하다보면 누구나 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드는가? 그게 무엇인지 알아낼 수만 있다면 그 요소들을 공부에 그대로 접목시키면 될 것이 아닌가?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우리 어머님들도 알아두시면 아이들을 지도하시는데 도움되실 것 같아 몇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세대차이!

각 세대의 특징을 통해 학습방법의 차이를 먼저 인정하는 것입니다. 일단 부모님들의 세대는 baby boomer(6,70년대)가 많죠. 이들은 most efficient short way, 즉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것을 추구하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게임은 바보 같은 시간낭비로만 보이죠. 반면 아이들은 Millennials라 불리우는 세대. Explore everything, rethink everything, 즉 뭐든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고 부딛혀보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게임은 시간 아깝지 않은 아주 재미난 놀이감입니다.

2)      “”Just in time”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사실은 저도 게임 안좋아합니다. ^^;;) 어려운 상대가 나타납니다. 그를 해치울 도구와 지혜는 항상 화면 옆에서 반짝반짝합니다. 아이들 공부도 그런가요? 모르는 단어가 나타났습니다. 내가 또 가서 찾아야합니다. 에잇, 재미없다.

3)      “Failure is a part of playing game.”

실패는 게임을 하는 과정이고 일부일 뿐입니다. 졌습니다. 첨부터 다시하면 됩니다. 누가 뭐랍니까? 담번엔 이 녀석을 해치울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는데. 담번에 못하면 또 뭐 대숩니다. 그 담에 하면 되죠. 하지만 학교에선 그렇지 않죠. 한번 와장창 틀리고나면 그만 딱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다들 알아버렸거든요. 내가 공부 못하는 앤지.

4)      “Practice is a part of your goal.”

연습은 게임의 생명입니다. 게임을 디자인한 사람들은 아주 교묘합니다. 한번에 한가지씩 기술을 가르치죠. 그리고 그 기술은 바로 담 문제를 해결하는데 즉각 쓰입니다. 절대 어려운 기술을 첨에 확 배우라하지 않습니다. 쉬운 것부터 반복하고 또 반복해 손에 익을 때까지 계속 하게합니다. 단계도 여럿으로 나누어 놓아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말할 수 없이 뿌듯한 마음마저 들게 하죠. 학교공부도 그런가요? 이놈의 곱하기 나누기는 암만 배워도 왜 배우는지도 모르겠고 어디 쓸 데도 없고. 어제배운 것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이건 왜 이리 어려운지…

5)      “Game is fair and deep.”

게임은 절대 우리를 이겨먹을라고 디자인된 것이 아닙니다. 절대 이길 수 없다면 누가 돈주고 사겠습니까? 하나씩 성실하게 플레이해가다보면 차례로 고급기술을 익히게 되고 결국엔 내가 게임을 이기게 되는 원리. 아이들은 그 속에 빠져들죠.

그 교수님 역설하시더군요. 게임회사는 망할 수 있는데 이 놈의 학교는 절대로 망할 일이 없으니 가르치는 방법이 변하질 않는다고. 그리곤 듣도보도 못한 게임 용어들을 죽 나열하시면서 이거 아는 사람있으면 손 들어보라고. 물론 거의 없었죠. 이거보라고. 당신 학생들이 밥도 안먹고 매달리는 일인데, 아무리 안좋은 거라 얘기해도 이미 아이들의 세상에 큰 비중으로 존재하는 일인데 계속 모른 척만 할거냐고. 심지어 워크샵에 온 선생님들에게 추첨을 통해 자비로 사온 몇백불짜리 게임기를 나눠주기까지 하시더군요.

위에 나열한 게임의 특성은 잘 파악하고 있으면 아이들 지도하는데 좋은 힌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게임의 원리는 기초과학과도 일견 통하는 데가 있어, 통계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비디오게임에서 손을 놓고 스토리식 소설책으로 옮겨가는 시기(7~8학년)가 이들이 수학, 과학에서 손을 놓는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합니다.

또 한가지! 게임은 reading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기초를 마련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게임 중에 나오는 수많은 글들은 읽지 않고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나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그보다 더 확실한 동기는 없는 셈이죠. 실제로 Animal Crossing이란 비디오 게임을 시현했는데 정말 필수적인 영어표현들이 넘쳐나더군요. 단! 이런 게임은 반드시 부모님들과 함께 해야합니다. 그래서 그 속에 건설되는 커뮤니티에 부모님도 일부가 되실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공부를 시키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을 못하게만 하시기보다는 어머님들도 그 장점을 자~알 이용하셔서 아이들을 화~악 잡으시기 바랍니다. ^^

워싱턴엔 아직 눈도 안오네요. 저희 꼬마는 홍당무 사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모두들 즐거운 연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