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주시는 글들 보면서 어머님들의 고민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네요. 저도 아이키우며 배운데로만은 못하는 사람인데 쩝... ^^ 선정님이 고민하신 것처럼 아이가 혼자 읽는 걸 싫어하거나 아예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 읽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킨더나 1학년인 경우는 사실 아직 혼자서만 읽기는 힘들죠. 혼자 읽는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세요.) 아이들은 뭐든 routine (일상화) 된 것에 효과적으로 반응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다녀와서 간식먹고 나서 5시부터 저녁먹기 전까진 책을 읽는다든지, 저녁먹고 7시부터 30분동안 읽는다든지, 자기전에 30분 읽는다든지, 어느 한 시간대를 정하셔서 그 시간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책과 함께 하도록 시작을 하는 겁니다. 그럼 애들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 그거할 시간이구나.. 하고 반항을 안하죠. 근데 이게 사실은 어른들한테 더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엄마가 엄마 사정으로 (예를 들어 앞집에서 놀러온다거나, 전화를 받는다거나, 어디를 잠깐 다녀온다거나, 아빠랑 싸워서 책 읽어 줄 기분이 아니라거나 ^^ 등등) 한두번 건너 뛰면 애들은 귀신같이 압니다. 아~ 이게 꼭 해야되는 게 아니구나... 하구요. 엄마가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전화가 오면 (응 나 우리 **랑 약속한 시간이거등. 우리 나중에 통화하자/ 오늘 앞집에서 놀러오라는데 우리 아들이랑 약속한 시간이라 엄마가 못간다고 했어.. 등등) 일단 자리가 잡힐때까지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겁니다. 어린 둘째가 있으신 경우도 말귀를 알아듣는 나이면 "지금은 오빠와 엄마의 비밀시간이다" 라고 알려주세요. 물론 둘째랑도 인텐시브하게 놀아주신 후에 그리하셔야겠지만요. (하여튼 뭘해도 엄마만 죽어납니다. ^^) 참, 장소도 일정하게 정해서 하시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늘 책상에서 하게되면 어느날 소파에서 읽게 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event 가 되니까요. 더불어 리딩 쿠션이나 하다못해 방석, 펜, 컵, 등등 뭐든 그 시간을 상징하는게 있음 더 좋을 겁니다. 걱정하시는 읽기의 양은 사실 나이나 수준, 취향에 따라 대중없습니다. 이 역시 정해진 시간을 늘이거나 줄이는 것으로 조절하시면 될겁니다. 아이가 집중을 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에서 5분 10분씩을 더해가면 조금씩 늘겠죠.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같이 읽고, 또 어느만큼은 혼자 읽게 하시되 그냥 내버려두지 마시고 꼭 퀴즈형식이나 게임형식으로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몇가지 해주세요. (질문 방식에 대한 글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그래서 맞추면 아이는 성취감이 들것이고 엄마는 확인을 하게되니 좋죠. 저번에 말씀드린 스토리 맵 같은걸 채우게 하셔도 되구요. 한가지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아주 당당하게 유세를 하시며 하시라는 겁니다. 엄마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게 아니라 이렇게 시간을 내주는게 얼마나 감사한것인지 알도록요. 동시에 그런 시간이 아이의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느낄 수 있게요. 그래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 시간을 빼먹게 되면 아이가 아싸~ 하고 신나는게 아니라 "엄마, 제가 오늘은 하루 쉬시도록 해드릴께요." 하도록요. 전에 한국에 계신 교수님 한분은 당신 아들하고 아침 6부터 7시까지 (월~금) 늘 영어공부를 하셨는데 하루는 몸살이 나서 드러누우니 "아빠 내일 아침은 하루 쉬세요." 하더랍니다. 술드시고 늦게 들어오시는 날은 "아빠, 술드시는 건 좋은데 아침 약속은 잊지 마세요." 하구요. 참... 어떡하면 그런 아이로 키우나 저도 늘 고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