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3학년 아이의 writing 점수가 낮게 나온 것에 속상해하시는 어머니의 쪽지를 받았습니다. 소위 모범생 한국학생들에게 갑자기 나타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 의 한 부분인듯해 한번 정리해보려합니다. 이전에 "읽기"에 대해 글을 올리면서 reading 의 위기가 3학년에 온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문법을 잘하고 주어진 주제에 맞게 글을 곧잘 쓰던 아이가 3학년이 되어 낮은 점수를 받아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이것은 학년에 따라 선생님들의 기대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학년writing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기준은 대략 1. idea를 모으고 2. 서론, 본론, 결론에 맞추어 글을 쓰고 3.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확하고 4. 완전한 문장을 사용하고 5.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를 사용하고 6. 대문자, 소문자를 구별해 사용하고 7. 단, 복수를 사용하고 8. 축약형을 사용하고 9. 자주 나오는 단어에 대해 옳은 철자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3학년이 되면서 추가되는 것은 대략 1. plan for writing 이 선행되어야하고 2. central idea에 중점을 두어 글을 전개하고 3. 관련 아이디어들을 묶을 수 있고 4. 주요 요지에 대한 descriptive detail, supportive detail을 포함시켜야하고 5. 다양한 문장을 구사하고 6. 현재, 과거 시제를 구분하고 7. 소유격 8. 쉼표를 사용할 줄 알아야하는 것입니다. 이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4번이고 이점에서 많은 한국아이들이 (어른 들도 ^^) 점수를 많이 놓칩니다. 우리말은 표현 자체가 이유를 명확히 열거하거나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반증하는 예들을 줄줄히 늘어놓는 스타일이 아니죠. 때문에 가끔 미국 영화나 이 사람들 실제 대화를 듣다보면 "뭐 저렇게 까지 시시콜콜 자세히 얘기하나.... 참 말도 많다" 느낄때가 있습니다. 척하면 척 알아듣는게 미덕인 우리와는 참 다르죠. 예를 들어 2학년 때는 "난 축구를 좋아합니다. 나는 매주 아빠랑 축구를 합니다" 라고 쓰면 충분한 것을 3학년이 되면 왜 축구를 좋아하는지, 축구의 어떤 점이 날 즐겁게 하는지, 축구에 대한 어떤 기억이 있는지, 그 중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내가 축구를 하면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 친구를 사귀었다거나, 외로움을 극복했다거나 등등) 등의 자기가 한 말을 설득력있게 만드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몇가지 따라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미국식 글쓰기를 잘 하려면 우선 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자기의 일상에서 가지게 되는 아주 사소한 느낌, 일화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엔, 특히 한국 어른들이 보기에 아주 사소한 아이들의 사건이나 느낌을 아이들이 자주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합니다. 둘째로는 (너무 뻔한 방법이지만 ^^) 많이 읽어야 하는 것이구요. 이렇게 descriptive detail, supportive detail (구체적 묘사와 반증들) 을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훈련이 되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법이 다 맞아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문법처럼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서 조급한 마음이 드시겠지만 책을 읽고 story map을 그리는 훈련, 글을 쓰기전에 organizer로 정리하는 훈련을 계속하다보면 차츰차츰 분명히 늘어가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