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토일 삼일간 American University 에서 영어교육을 주제로 Workshop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느라 힘들긴 했지만 제가 신봉하는 이론의 실제 저자인 Wisconsin 주립대 교수, James Paul Gee의 강의를 직접들을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들으며 거기서 배운 이야기들을 따끈따끈하게 어머님들께 들려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잘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칼럼에 올렸던 이야기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또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책을 읽을 때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것 자체는 초등 1학년이 넘어가면 아이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으며 엄마나 아빠와 나누는 대화, 즉 생각을 하게하는 질문들이죠. 미국의 학교 시스템에서 성공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질문은 “How did you know?”라고 합니다. 책을 읽다가 엄마가 던지는 질문에 아이는 무심코 대답을 합니다. 책 속의 그림을 보고 나누는 한가지 대화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앙리 루소의 작품 중 정글 속의 호랑이 그림입니다. 호랑이는 번개에 놀라 움찔하고 있죠) 엄마: “이 호랑이는 뭘 하고 있을까?” 아이: “여기 그냥 서 있어. 무서워서” 엄마: “어떻게 그런 걸 알았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 (1. How did you know?) 아이: “여기 번개가 치고 있잖아.” (2. 증거 evidence 제시) 엄마: “우리 **도 번개칠 때 무서웠어?” (3. 아이의 경험과 연관/ 혹은 이미 읽었던 다른 책과의 연관) 엄마가 묻지 않아도 아이는 호랑이의 표정이나 몸짓을 보고 그 호랑이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자기가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도록하는 엄마의 질문이 이와 같이 반복될 때 서구의 교육이 생명으로 하는 논리적 근거와 추론, 그것을 설명하는 언어가 동시에 성장을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세가지 단계를 꼭 기억하셨다가 반복하여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더 욕심을 낸다면 아이가 대답을 할 때 완전한 문장을 사용하여 하도록 하시고, 어머니께서 반복이나 설명을 해주실 때 아이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언어 및 표현을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물론 영어, 우리말 어떤 언어를 사용하시든 모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현장경험을 할 때 이번 Workshop에서 건진 또 한가지 핵심은 아이와 현장경험을 하실 때 유용할 이론입니다. 흔히 박물관이나 동물원에 데려가는 것, 현장학습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든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보지 않는 것, 해보지 않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단순히 경험(experience) 만을 주는 건 충분치 않다고 합니다. 경험을 하기 전에 목적(goal)을 주어야 아이의 저장능력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죠. 특히 어떤 일에 바로 이루어지는 반응이 있을 때, 또 자기가 어떤 일을 실수했거나 성공적으로 하지 못했을 때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어떻게 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었을 것인가 하는 것을 밖으로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를 해보면 1. experience(contents) 자체는 충분치 않다. 2. 경험을 하기 전에 goal을 정해주어야 한다. 3. immediate feedback을 준다. 실수, 실패 등에 대해 원인과 개선방법을 이야기하게 한다. 4.이전의 경험에서 얻은 것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준다. 여름이니 아이와 여행을 하실 가정이 많을 겁니다. 테마 같은 것을 정해 여행을 한다면 그 자체로 목표를 주는 셈이고 여행 전에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사전 학습을 하고 간다면 더 좋겠죠. 그날그날의 일들을 정리하거나 되돌아보며 이야기 나누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여행에서 배운 것을 적용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나 책읽기 같은 것을 꼭 해주세요. 배운 것이 실제로 쓰이는 경험을 하게 되면 열 개를 보고 열 개를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아이들이 저도 모르게 터득하게 될 겁니다. 간단하게 쓴다면서 또 길어졌네요. ^^ 최고의 석학들이 중요하다 강조한 것을 제가 우리 상황에 맞게 정리해 본 것이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더라도 꾸준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언어와 인지능력을 키우는 약이라 생각하시고 꾸준히 복용시키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