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리고 싶은게 많는데... 틈나는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읽기지도편.

미국교육전문가들이 말하는 "reading crisis" 즉 읽기의 위기는 3학년에 온다고 합니다. 이때는 공립학교 교과과정 상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이기도 한데요. 이전까지 phonics즉 소리내어 읽기에 치중하던 수업이 reading skill즉 추측, 이해, 요약, 질문 등등의 내용위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우리 아이들처럼 집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경우 배경지식이 제한되어 content reading 을 하는데 제한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흔히들 reading 이라하면 글을 읽어 정보를 얻는것 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reading은 사전 지식을 모아주는데 더 큰 역할이 있습니다. "화산"에 대해 영어글을 읽을 경우 화산이 무엇인지 알고 사진을 보고 이해를 하는 아이가 화산이 무엇인지 듣도보도 못한 아이보다 잘 이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바다에 대한 시를 읽을 때 바다에 가서 바다를 보고 냄새 맡아보고 그 속에 들어간 아이가 느끼는 것과 사진으로만 본 아이가 느끼는 것은 또 얼마나 차이가 나겠습니까. 때문에 제가 한국말로라도 여러책을 읽어주시라 말씀드렸던 것은 사고력 발달면 뿐 아니라 이러한 배경지식의 습득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어머님들도 경험해 보셨을것입니다. 익숙한 분야의 글을 읽을때와 생소한 분야의 글을 읽을때의 차이를요.

특히 미국학교의 reading 지도에서 늘 첫번째 과정이 activating background knowledge 로 시작됩니다. 실제 책을 읽기 전에 그날의 topic에 대해 알고있는걸 이야기 시키면서 최대한 아이들의 생활과 공부를 연결해 주는 것입니다. 이때 자기의 직, 간접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의 첫번때 reading skill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는 것 총동원하기" 단계 :) 따라서... 책을 읽어주실때 가능한 모든 정보를 종합하는 연습을 시켜주세요. 전에 읽어주신 책의 내용에서 겹치는 부분 상기 및 비교 시키기, 티비등에서 본 다큐멘터리나 만화등의 내용과도 연관짓기, 경험해본 것 떠올려보게하기 등등 말하자면 복잡한듯하지만 사실은 어머님들이 일상에서 이미 조금씩은 하고 있으신 걸겁니다. 그걸 최대한 확장해 주시면 되죠.

아이가 어머니와 붙어앉아 읽기를 싫어한다면 이 방법도 있습니다. 아이를 "expert (전문가)"로 만들기! 어머님이 가르치려 하지 마시고 아이를 우선 잘 관찰하세요. 아이가 숙제를 한다거나 책을 본다거나 할때 곁눈으로 봐두셨다가 아주 casual하게 (식사중이나 운전중 목욕시키며 등등) "너 아까 보니까 책에 무슨 고래가 나오는 것 같더라. 고래가 왜 나왔어? "하며 아는 걸 물어주셔도 좋고 어머님이 내용을 아시는 거면 일부러 틀리게 물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고래과 fish를 비교하는 것을 배울때 "고래가 커봐야 fish아니니?" 하며 물어보시면 마구 흥분을 해서 이야기 해줄겁니다, 왜 그 둘이 다른지. 그러면서 복습을 하게 되는 거죠. 그냥 스토리북을 읽을때도 "아까 보니까 걔 막 울더라, 걔 선생님한테 혼나서 그러니?" 하면서 나중에 물어봐주시면 엄마가 자기 하는 일을 관심있게 봐줬다는 신뢰감도 생기고 엄마가 모르는 걸 설명해주는 통쾌감도 느끼는 속에 쑥쑥 실력을 쌓게 되는거죠. 또 한가지 젤 좋은 것은 밤에 자기전에 불다끄고 같이 누우셔서 그날 읽은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시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활과도 연결지어주시면 아이들은 놀라운 비밀까지도 털어놓게 될겁니다.

다음에 구체적인 책읽기 순서 및 학교에서 측정하는 reading skill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거 뭐 시리즈처럼 되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