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어머님들께서 좋은 답글 달아주셔서 용기가 나네요. 제가 지금 졸업준비 중이라 자주 못올려 죄송하구요, 일일히 답글 달아드리지 못해 또 죄송합니다.
이번엔 약속드린 책읽는 순서!
많은 아이들이,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책읽으라고 하면 책받자마자 첫페이지부터 소리내어 좌르륵 읽고는 다읽었다~ 그럽니다. 그럼 phonics외에 아무 도움이 안되지요.

젤먼저 해야할것은 제가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배경지식 모으기"이고 그 다음이 "책을 구경시키기"입니다 (이하의 용어들은 영어로된 전문 용어를 피하기 위해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책 표지를 보고 제목, 그림, 작가의 이름을 먼저 관찰하게 합니다. 어머님들께서 물론 질문을 통해 해주셔야죠. 그 세가지를 통해 아이들은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일지 짐작을 하게 됩니다. (reading skill 중 predicting(추측)의 기본입니다) (미국학교에서 author study는 빠지지 않습니다. 몇몇 유명작가들은 비슷한 메세지를 담거나 비슷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 알아보기 쉽지요.)

그다음은 책을 가볍게 보면서 (완전히 읽기 시작하지 말고) 그 안에 그림, 두꺼운 글씨체, 혹은 눈에 띄는 단어 등등을 관찰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서도 역시 책의 내용에 대해 추측을 할수있게 되고 주요내용을 미리 파악하게 됩니다. "추측 (predicting)을 하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책을 나중에 읽으면서 자신이 추측했던 것과 같아지면 같아지는 대로, 달라지면 달라지기 때문에 흥미있어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학교가 아닌 바깥세상에서 "읽기"를 하는 능력도 키워줍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들도 무슨 공지사항을 읽을때, 혹은 쿠폰, 약 설명서, 전자제품 메뉴얼 등을 읽을때 자리잡고 앉아서 첫단어부터 끝단어까지 모두를 읽지는 않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쓱보고 주요부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학년 시기에 어머님과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이런 과정에 대한 연습이 충분히 되면 고학년이 되었을때 혼자서 자연스럽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하게 됩니다. 제 생각으로 첨 시도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하시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근처 서점으로 데려가세요. 오늘 책을 한권 고르자하고는 아이를 이책 저책 꺼내보시며 같이 제목과 그림 등을 통해 추측하는 논리는 키워주세요. "여기는 이런 그림이 있으니 이 책은 ...에 대한 거겠다" " 얘 얼굴이 행복해보여? 슬퍼보여? 무슨 일이 났을까? 아~ 여기 보니까 ... 한 일이 있었나부다." 등등 어머님도 처음엔 쉽지 않으실 겁니다. ^^ 그리고는 한권만 고르자 하고 아이가 책들을 구경할수 있게 좀 거리를 두고 봐주세요.(같이 책 골라주시면서) 그래서 아이가 잠시 후 책을 한권 들고와 "엄마, 이책은 ... 하기 때문에 ...한 얘기일거야. 그래서 이책이 젤 재미있을것 같애. 이거 사주세요"라는 말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그럼 "우리 집에 가서 정말 어떤 얘기인지, 우리 ..가 생각한게 맞았는지 볼까?" 하면서 같이 집으로 옵니다. 물론 오는 차안에서 "배경지식 모으기"하셔야죠. ^^ 아이가 사자 얘기를 골랐으면 그동안 동물원 갔던 얘기, 만화, 책에서 본것 등등 다 모아주세요. 한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날짜를 정해서 하세요. 매주 토요일 오전이라든지 일요일 오후라던지 아이들은 무엇이든 그걸 "일상(routine)"으로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일주일동안 앞으로의 계획을 계속 알려주시구요. 책을 사시는게 부담되시면 도서관으로 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가 안되신다면 첨 한달 정도는 책을 사주시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내꺼가 되는 거랑 아닌거랑 어떤 걸 더 진진하게 고를지는 뻔하니까요.

어떤 학자가 어떤 환경의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공부를 잘하나 오만 요소를 다 관찰, 분석을 했습니다. 요는 집에 책이 많고 박물관에 많이 가본 아이가 공부를 잘하더라는 건데요, 흥미있는것은 이것이 아이가 그 책을 다 읽고 또 박물관에 가서 뭘 많이 보고 배워서 그런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 아이의 부모가 그 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했다는 점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네요. 따라서 원하시는 만큼 사주시고 데리고 다니지 못하신다해서 너무 속상해 마세요. 어머님들께 주의를 기울이시면 주변에 자료는 무궁무진 합니다.

다음엔 읽기의 그 다음단계, 즉 집에 오셔서 어떻게 읽어주셔야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좋은 주말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