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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굴러가는 아이들

하늘과 나의 거리 김복희 (bokkp) 2020-10-26  14:56:37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이 참고 참고 참다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마침내 낚싯대를 챙기기 시작했다.
거의 10달만이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바다를 본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다. 

처음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와서는 피슁 라이센스가 필요없는 피어 낚시를 하다가
한동안은 해마다 라이센스를 사서 바닷가 낚시를 했더랬다. 
그러다가 다시 피어 낚시로 돌아선지 몇 년 째.

우리가 주로 가는 곳은
캘리포니아에서 예쁜 피어로 꼽히는 곳이라 갈 때마다 눈이 호강하게 되는 곳,
하늘과 바다와 동네가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곳,
수평선 근처에 요트들이 떼지어 있고
백사장엔 파라솔을 펴놓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곳,
파도도 제법이라 서핑하는 사람들도 늘 있고
석양이 질 때 즈음엔 오히려 사람들이 더 북적이는 곳이다.

원래 낚시는 남편의 주종목이라
나는 혼자서 미끼를 끼우는 법이 없고
남편이 미끼를 끼워주면 낚싯대만 잡고 있다가
흔들거리면 낚아채 눈 먼 고기를 몇 마리 잡는 정도의
그다지 낚시엔 관심이 없는 1인에 불과하다.

내가 바다에 가서 관심이 있는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바라보기,
낚싯대 드리우고 흘러가는 물살 바라보다가 멍해지기,
그러다가 바다 보며 제자리 걷기,
반면 남편은 피어에 도착하자마자 손이 분주하다.
낚싯대에 미끼 끼워야지, 집중해야지, 들어올려야지..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면 사람마다 취향이 참..다르다는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번 바다에서 본 하늘은 오랜만이어서 그런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바닷가의 하늘은 언제나 내륙의 그것과는 색깔이나 투명도가 다르지만
이번엔 뭐랄까?
양산쓰고 썬글라스 끼고 마스크까지 끼고 올려다 본 하늘은 
적어도 세개의 레이어를 가진 하늘이었다.

뭉게 구름 위로 새털 구름이 있고 새털 구름 위로는 흩어지는 구름이 보였다.
뭉게 구름은 그대로고 가운데 레이어인 새털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정신없이 한참 바라보다가
잠시 고개를 내리고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 봤더니
그새 하늘의 풍경은 아까와는 판이하다.
참 이쁘다.
하도 이뻐서 혼자서 감탄하고 혼자서 환호한다.

구름만 레이어를 가진게 아니라
하늘의 색깔도 바다와 가까운 곳부터 중천까지 각양각색이다.
바다와 가까운 곳은 파란색에 흰색을 많이 풀어놓은 하늘색,
그 위의 하늘은 조금 더 짙은 하늘색,
높은 하늘은 진한 하늘색...
여기도 저기도 하늘색은 하늘색인데 하늘색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한 뼘 정도 되는 눈 먼 조기 한 마리를 겨우 잡았고
남편은 고등어, 꽁치 종류 4마리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늘색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빨갛게 변한다.
저 빨간색도 하늘색이겠지?

오랜만의 외출
하늘을 좋아하는 나에겐 오랜만에 하늘을 만끽한 하루였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창문 너머로 올려다 본 내륙의 하늘은 회색이 섞인 하늘색이다.
흐리진 않지만 투명하지 않는 가을 하늘.
이런 하늘이라도 맘껏 올려다볼 수 있어 다행이다 싶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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