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언니가 사시사철 풍경 사진을 보내온다.

꽃 이쁘지?
진짜 좋아.
가을에도 좋은데 겨울엔 더 좋대.
그 어떤 그림도 자연엔 못 당하지.
함께 꽃구경 하면 좋겠다.

근래에 자연을 대하는 작은 언니의 말이다.
생전 꽃이나 자연에는 관심이 없던 언니가
몇 년 사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야 맘의 여유가 좀 생긴건가?
하고 물으니
붙들고 있는 것들을 놓으니 꽃이 보이고, 음악이 들리고 사람이 보이드란다.
욕심이 됐든, 가진 것이 됐든, 미련이 됐든,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노라 했다.

8년을 형부 병수발에 어린 자식들 건사하랴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맘의 여유라고는 없었을 언니.
형부를 떠나보내고 새 형부를 만난 지 3년,
언니의 삶에 그동안 보이지 않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것에 눈을 뜨는 것.
그것이 불건전한 것이라면 기를 쓰고 막아야 할테지만
언니가 눈뜬 새로운 것은 모두가 고개만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늘 함께 있었던, 조용하지만 다채로웠던 자연이다.

해가 더해갈수록
자연이 주는 혜택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아무리 물을 주어 정성껏 상추를 키운다한들
비 한번 내린 후 자란 상추에 비할 수 있을까?
자연은 쓰레기를 만들지도 않는다.
플라스틱도 없고, 스티로폼도...
넘쳐나는 쓰레기에, 택배 박스에 인간이 자연을 쓰레기장으로 만들 뿐이다.

엄청난 속도의 토네이도로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지금 각자가 서 있는 어느 자리도 안전하다 말하지 못할만큼 무시무시한,
각종 자연재해의 힘은
인간이 그저 나약한 존재이고. 자신들이 저질러놓은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함을 일깨우는 것 같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늘 같은 자리에서 올려다봐도
하늘은 늘 다른 풍경으로 화답한다.
우리가 잊고 있어서 그렇지 처음부터 그렇게 그 자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