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물 먹은 솜마냥 축축 처진다.
기진맥진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난다 할까?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날씨 탓인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어깨 때문일까?

그렇게 가라앉아 있을 때..
문자 하나를 받았다.

복희씨,
오랜 친구와 헤어져 많이 섭섭하고 힘드시죠?
저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복희씨는 더할거에요.
힘내요!

그랬다.
이 기운없음의 원인에는 오랜 친구와의 이별도 있었다.
같이 있을 땐 느끼지 못했는데
내가 그녀를 마음으로 엄청 의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가기 전..
추억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며
임창정 콘서트에도 가고,
라구나 비치 제일 전망이 좋은 곳에서 브런치도 먹고,
송별회도 조촐하게 열어줬지만...
아쉽고, 아프다.

아침에 산책을 나갔을 때,
하늘에 양털구름이 한가득이었다.
하트 모양인 듯 보여 얼른 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을 요량이었다.
하트 모양은 금세 사라지고 찌그러진 하트만 남았다.
좀더 빨리 봤더라면...
파란 하늘에 하얀 하트를 수놓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
타이밍을 놓쳐버린게 아깝다.
언제 또 다시 구름 하트를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맞다.
때가 있지.
그럼그럼..때가 있지.

나중에..
다음에...
시간 되면..
이따가...

종종 그런 말로 때를 미루곤 하지만
잡지 못한 시간은 날아가버리고,
잡지 못한 손은 놓치게 된다.

뭔가를 계획한다면 미루지말자.
지금이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