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집에 식사하러 갔다가
거기에서 만난 한의사에게 진맥을 받게 되었다.
맥을 짚어보더니 내게 화병이 있단다.

화병요?

상상도 못해본 진단이다.

곁에 있던 지인이
"언니는 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니 화병 생길 수도 있겠다"  말한다.

못 볼 꼴을 봐도
못 들을 말을 들어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몸에 담아둔 것이 화근인가?

평소 나름대로 스트레스 관리를 해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원래 화가 많이 나는 편은 아닌데..
화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니
이거 원 참...기분이 이상했다.

화병에 더해
피도 탁할 뿐더러 부족하고
신장 기능, 소화 기능, 방광 등등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란다.

듣고보니 몸 상태가 꽝이다.
영 꽝이다.

기분좋은 경험은 아니었지만
조심해야 할 음식이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해야할 일들에 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한의사가 먼저 떠나고 난 후,
지인의 말 한 마디가 날 안심시킨다.

"언니, 우리 나이에 여기저기 안 아픈게 더 이상해. 그래서 나는 진맥 같은거 안하잖아."

이 한마디가 묘하게 위안을 준다.
맞아.
이제 그런 말 들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지.
하지만 요며칠 과식했으니 조심은 좀 해야겠다.
나이 탓만 하지말고 음식도, 건강도 잘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