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가족과 함께 지내고
6년간 친구들과 함께 지내다가
마침내 24년 만에 혼자 사는 삶을 갖게 되었다.
누가?
아들 녀석의 이야기다.
작년에 방 두칸 짜리 아파트에 방 하나를 혼자 사용하게 되어
4명이, 혹은 6명이 살다가 방 하나를 혼자 쓰는거니
'이거 좋지 아니한가?'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일년 계약이 지난 시점에 혼자의 삶을 선언하고 바로 스튜디오 검색.
회사에서 20분 거리의
가격이나 크기, 이런저런 조건이 맞은 스튜디오를 구하게 됐다.
지난번에 살던 집이 가구가 다 갖춰져있는 조건이라
이번에 이사할 곳에는 침대며 다른 가구들이 필요했는데
마침 집에 침대가 있어 실어다주며 이번에도 이삿짐을 정리해주게 되었다.
스튜디오지만 부엌과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좁지 않게 느껴져 좋았다.
무엇보다도 요리하기를 즐겨하는 아들 녀석이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부엌이 있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혼자 사는 집에서 맞이 하는 첫날 밤.
아들 녀석은 꿀잠을 잤노라 했다.
유난히 소리에 예민한 주인 아저씨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랬을테지..하고 짐작해본다.
생각해보니 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혼자서 생활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1년 정도 큰언니 집, 삼촌 집에서 살다가
결혼해서는 남편과 살게 됐으니 말이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삶이 어떤 느낌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한번씩 남편의 출타로 며칠씩 집에 혼자 있게 될 때
처음 얼마간은 무척 자유롭고 먹는 것도 내 맘대로 먹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되어 좋은 것 같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먹고 살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적은 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어서 밥도 때 맞춰서 하게 되고,
함께 사는 사람이 있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구나...
언젠가 때가 되면 아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
그래서 결혼도 생각하게 될까?
아들의 혼자 사는 삶이
그에게 더욱 더 풍요로운 삶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
2018년에 KB금융에서 조사한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자 사는 삶의 만족도는 나이가 들면서 낮아졌지만
전 연령대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의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고
자유로운 생활및 의사 결정, 혼자만의 여가 활동을 장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0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