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렸다.
(새뮤얼 존슨)

- -- --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의 (삶의 진정성) 중에서- -- -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사회적 거리 유지를 시작한지도 한달이 훌쩍 넘어가고,
격리를 풀라는 시위도 곳곳에서 열리고,
사람들은 지쳐가고,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랗고 빨갛게 봄꽃은 지천으로 깔려있다.

봄꽃 구경을 갔노라고 한국에서 언니가 보낸 화사한 나들이 사진은
그 미소만으로 내 부러움을 자아냈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다녀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꼭 부러워서가 아니었다.
사실 나는 격리 상황이 조금 완화된다해도 당분간 외출을 삼가할 작정이다.
올해 꽃구경은 다음으로 달아놓고,
가족 여행도 올해는 접기로 했다.
나의 생명과 안전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의료진들에 대해 감사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딸아이의 친구들 중 상당수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시 과정이라
어쩌면 딸아이도 진로를 그쪽으로 정했다면
내 딸이 겪고 있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그런 것 같다.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들과
병마와 싸우고 있는 투병자들과
누가 보든, 안 보든 사회적 거리 유지를 충실히 유지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암울하고 힘든 시간들이지만
묵묵하게 건너가야 할, 결국은 넘어가야 할 시간이다.

그래야 한다면 답은 하나다.
상황이 바뀌는게 아니라면 나를 바꿀 수 밖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은 마음을 유지하자.
꽃구경을 못가 안달내지말고 집앞에 핀 작은 꽃 한 송이에 주의를 기울이자.
한 방 한 방, 서랍 하나 하나씩 덜어내고 정리하자.

격리 기간 중 느낀 것 하나는
명품 가방이 있다한들,
명품 옷이 있다한들,
값비싼 귀금속이 있다한들,
그것들이 살아가는 데 필수는 아니라 군더더기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할 수 있다면 정리하자.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