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세번,

오후 시간에 우리집에 와서 세시간씩을 머물고 가는 아이가 감기로 며칠 아팠습니다.

그래서 데이케어센타에도 못 가고, 우리집에도 못오고

대신 하루종일 봐주는 과테말라 베이비시터에게 이틀동안 맡겨졌습니다.

이틀을 내리~ 베이비시터랑 지내고 사흘이 되던 날, 데이케어센타에서 제가 데리고 왔는데요.

아이의 태도가 그간의 태도와는 상당히 달라져있는 겁니다.

엄마의 말인즉슨,

과테말라 베이비시터가 아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품에서 내려놓지를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징징거리고 버릇이 나빠졌다고...이틀 동안 말을 너무 안 들어서 집에선 벌도 많이 섰다고요.^^

그 전과 다른 아이의 태도를 발견했을 때..사실 저는 살짝 당혹스러웠습니다.

'어~ 이게 아닌데....ㅠㅜ' 싶었거든요.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그 전에 했던 태도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예전의 아이로 되돌아 오는 데에는 며칠이라는 시간이 요구됐고,

주위 사람들 역시 나름의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요.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그일을 겪으면서

'아이를 가르치는(기르는, 양육하는) 사람이 많으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흔히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은 이래라..저래라..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배가 예기치 않는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도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빠가 자녀 양육에 참여합니다.

대가족의 경우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포함되겠지요.

만약 할머니, 할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하게 되면 

엄마와 아빠의 현대적인 양육법과 대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 엄마들은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육아법을 선호하고

할머니들은 좀 더 친근한 방법으로 예전에 당신들이 하시던 방법을 선호하시니까요.

처음에는 두 사람의 대치되는 육아법때문에 소소한 다툼이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종당에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육아법을 포기하거나

사사건건 대립이 되어 아이는 누구 말을 따라야 할 지..갈피를 못잡게 되고 맙니다.

그것이 지속되면...아이를 위한다고 했던 할머니와 엄마의 육아법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게됩니다.

그래서 아이의 양육에는 사공이 많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만약 할머니와 엄마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면..

우선 서로의 육아법을 의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밥을 먹이는 문제라든지, 잠을 재우는 문제라든지, 습관에 대한 것, 일관성에 대한 것들 까지..

비교적 세세한 부분까지 조목조목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누구의 육아법이 잘되고 잘못되고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고

우리 아이가 제대로 잘 자라고 못 자라고의 문제니까 좀 더 신중해지자는 뜻입니다.

조부모가 없이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의 육아법을 의논해 보는 것이 좋겠지요.

저희집의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건너와 피붙이라고는 우리 네식구가 전부니까요.

엄마와 아빠의 육아법이 통일되면 아이들 키우는 문제가 백배는 쉬워집니다.

결국 육아법의 통일이란 말은 '일관성 있는 육아법'이라는 말과 동일하니까요.

아이는 이제 예전의 그 태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깨끗하게 손을 씻고, 징징거리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야단을 맞거나 벌을 서는 일도 없습니다.

가끔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저 안고, 비비고, 품에서 놓지 않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