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쓰레기통이 차면 조용히 직접 비우는 사람이 있다.
아무도 안볼 거라 생각하는 곳에서도 누군가는 반드시 보고 있다.
그래서 "저 사람, 참 괜찮다"라는 소문이 돌게 된다.
"나는 원래 큰일만 하는 사람이야." "그런 작은 일은 아랫사람이 하는 거야"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치고 크게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 나이토 요시히토의《저 사람 왠지 좋다》중에서 (고도원의 아침편지)-

어떤 주제로 칼럼을 쓸까 궁리하며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다 발견한 황금같은 글귀입니다.
요즘처럼 모두가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대에는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배려하는 일이 손해를 보는 일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비정상의 세계에서는 비정상이 정상이다.'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딸아이는 누군가가 무엇을 부탁하면 도대체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물론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마땅히,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주어야겠지요.
하지만 자기도 바빠서 쩔쩔매면서 남의 부탁까지 들어주려다보니
힘에 부칠 때가 많은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남을 돕고 배려해야 한다.' 라는 조언보다 '
조금은 이기적이 될 필요가 있어!' 라고 충고해주었습니다.
가끔은 그렇게 마냥 착하기만 한 모습이 답답하게 여겨지는 것도
착함에 무감각해져가는 요즘 세태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남을 도와주고 타인의 편에서 생각하는 일은
당장은 힘들고 모자란 것 같아 보여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자신의 인격 성장은 물론이고,
'저 사람 참 괜찮은 사람 같아..'라는 평판을 불러일으키게 하며
결국 그런 평판은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발자취..
그것은 자기가 걸어온 삶의 흔적입니다.
그것은 쉽사리 지워지지도 않고 평생을 함께 하는 역사입니다.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그 흔적은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될 수도 있고,
절대로 따라서는 안될 부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역사를 괜찮은 역사로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제 할 나름인 셈이지요.

어쩌면 딸아이는 엄마인 저보다 훨씬 괜찮은 발자취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착하고, 남에게 정성을 다하고, 바쁜 일이 있어도 친구들을 도와주니까요.
조금은 이기적이 되라는 엄마의 충고에도 여전히 이타적인 마음이 우선이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내 보여도 결코 창피하지 않을 나의 발자취를 만들어보기,
저 사람 괜찮다..라는 말을 들어도 좋지만 꼭 그렇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한결 같아보기,
남이 보지 않아도 길거리에 떨어진 휴지를 주워보고,
언제나 늘 바른말을 사용하며,
다른 사람을 헐뜯지 않으며,
도와줄 수 있을 때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주기,
무뎌진 양심을 당연하다 여기지말고 빛이 나게 닦아주기...

괜찮은 일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어느덧 제 발자취도 은은한 향기가 나지 않을까요?

향기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