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중독된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끔찍한 사태를 초래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알렉산드라 토비아스라는 한 여성이
페이스북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마구 흔들어
끝내 숨지게 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이 유아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아이의 어머니 토비아스가
자신의 모든 혐의사실을 검찰 측에 자백하면서 밝혀졌다.
토비아스는 검찰 수사관에게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게임 팜빌(Farmville)을 하던중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어 순간적인 분노가 치밀었다"며 범행동기를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우는 아이를 마구 흔들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담배를 물었으나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며
"담배를 내려놓고 다시 아이가 숨이 멈출 때까지 마구 흔들었다"고
2급 살인죄에 해당하는 자신의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한편 플로리다주에서는 2급 살인죄에 내려지는 형량이 25~50년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검찰은 그녀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에 실제 형량은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 중독녀 친자식 살해: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2010/10/29-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이 기사를 읽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가끔씩 게임 중독에 빠져 며칠 끼니를 먹지 못하고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한 적은 있어도
게임에 방해된다며 아이를 흔들어 죽게 하다니요.
물론 아이를 죽이기 위해 흔들지는 않았겠지만
순간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뭔가에 홀린 듯...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도대체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이 뭐였을까? 생각해보다가
사람들을 자극하고, 홀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 따윈 별로 신경 안 써도 되고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세상과 소통이 가능한,
컴퓨터-인터넷 이라는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괴물이 주는 혜택과 더불어 그것이 주는 폐해를 생각해봅니다.
똑같은 칼이라도
살인자가 사용하면 남을 죽이는 칼이 되지만
요리사가 사용하면 맛있는 진미를 만들어내는 칼이 됩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겠지요.
똑같은 컴퓨터고 인터넷이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지식과 무한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보물창고가 되기도 하지만
사람을 그 속에 가두어버려 다른 어떤 일도 하고싶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 늪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 아이를 죽인 엄마에게 컴퓨터-인터넷은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 늪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울음을 울고있는 아이가,
젖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어야 할 아이가
게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 엄마가 컴퓨터-인터넷의 수렁에 빠지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타인과의 만남에 상처를 입고 자신만의 동굴을 찾은 것이 컴퓨터-인터넷이었을 수도 있고,
아무생각없이 시작한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나브로 빠져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절제'와 '자제'의 특성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자제란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 즉 자기 제어력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여 일을 그르치게 하지 않는 능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숱한 유혹들과 관련해서는 놀고싶고,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는 배가 터지도록 먹고싶고,
재미있는 게임을 앞에 두고는 날이 새도록 하고싶고,
화가 나는 일에는 앞뒤 생각없이 맘껏 화를 쏟아내고 싶고...
우리에게는 하고싶은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싶은 대로 살다가는 늪이 아니라 늪 할아버지에게 빠지는 일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놀고싶을 때도 자제하고,
먹고싶을 때도 자제하고,
날이 새도록 게임이 하고싶을 때도 자제하고,
화를 내고 싶어도 자제해야 합니다.
죽음에 관한 소식은 누구에게나 그리 즐거운 소식은 아닙니다.
특히 오늘처럼 엄마의 유아살해는 섬뜩함을 넘어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떨립니다.
나는 지금 컴퓨터를 마주하고
인터넷이라고 명명된 보이지않는 세계에서
많은 사람과의 소통을 소망하며 이 글을 쓰지만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절도있고, 자기 제어력을 갖고 사용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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