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무거워진 이유
짐이 무거워진 이유는
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의식하는 내 생각에 있었다.
'고상하게' '멋스럽게' '깔끔하게' 보이고 싶다는,
그 생각을 접고 나니,
짐을 다시 꾸리기가
훨씬 쉬워졌다.
- 서영은의《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중에서
* 여행을 떠날 때는
언제나 짐 싸는 것이 문제입니다.
짐을 싸는 것도 경험이고 기술입니다.
여행 중에 마치 '패션쇼'라도 할 사람처럼
짐을 꾸리면, 여행 끝날까지 고생하게 됩니다.
인생의 여행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짐이 자꾸 무거워집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올해는 결혼한 지 27주년이 되는 해다.
결혼 기념일에 맞춰 2박 3일의 가족여행을 계획한 아이들 덕택에 올해도 즐거운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애들하고 함께 여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우리집은 날들을 지키지않는 대신 일년에 한번씩 꼭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자신들의 아이를 낳더라도 계속 그러자고 약속했다.
네명이었던 규모가 다섯이 되고 여섯이 되고 점점 커져가겠지만,
그래서 지금보다는 더 왁자지껄 하겠지만,
그런 상상은 상상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한다.
취직을 한 아들 덕택에 이번 여행은 아이들 둘이서 반반씩 부담했다.
엄마가 준비한 것은 간단하게 먹을 두 끼의 아침 식사와 한 끼의 점심이 전부.
값비싼 스테이크도 먹어보고 와인 테스팅도 해보고.
바닷가에서 wet suit입고 카약도 타보고,
내 자식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것이 내 돈 쓰는 거 보다 아까운 법이거늘..
"너무 비싼거 아냐?"
한마디에
"이럴 때 쓰라고 돈 모으는거지요." 한다.
그래서 그냥 맛있게, 그릇까지 싹싹 비울 정도로 깨끗하게 먹어주었다.
자식 키운 보람이 이런거지 미소짓게 한다.
혼자 굴러가게 키운 녀석들은 감사하게도 오늘도 혼자서 잘 굴러가고 있다.
0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