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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굴러가는 아이들

베이비 걸~ 김복희 (bokkp) 2018-10-26  18:54:23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HM_Orange_M_Sarawut.jpg



농어목 버들붕어과에 속하는 어류 집단의 총칭. 베타라는 이름은 말레이어인 'ikan betah'에서 유래된 것으로 '끈질긴 물고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버들붕어와도 유사한 종으로 두 종은 같은 에 속한다.

---https://namu.wiki/w/베타 물고기 에서 가져온 그림과 글---

2년 전, 처음 키우기 시작한 베타 물고기.
민물에서 살고, 혼자서 살고, 물 자주 안 갈아줘도 되고, 별도의 산소 공급 안 필요하고, 털 안 빠지고...
주인을 귀찮게 하지 않는 묘한 매력을 가진 아이.^^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목욕시켜주고, 산책시켜주고, 함께 따뜻한 체온을 나눌 수는 없지만
식탁에 턱하니 자리하고 앉아  우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던 아이.

half moon 종류라 사가지고 와서는 '반식'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남편의 작명이다.
half의 반, male이니까 식...반식이~

그렇게 푸른 색과 보라색의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던 반식이가
2년 여 생애를 마치고 얼마전에 죽었다.
죽기 얼마 전부터 화려했던 색깔들이 점점 빛을 발하더니 
예전의 색깔을 거의 다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반식이 이러다가 죽는거 아냐?"
"요즘엔 거의 어항 밑에 가라앉아 있는거 같아."
"집에 온지 2년이 되었다고 이제...죽는거야?"

어느 날 아침, 반식이의 죽음을 확인하고 남편은 그 아이를 아보카도 나무 밑에 묻어주었다.
한번도 만져보지 못했지만...
늘 보던 어항에서 반식이의 화려한 날갯짓을 보지 못하는 것이 살짝 서글펐다.
그저 바라보고 좋아라만 했던 나도 이런데
매일 아침 지극정성으로 밥 챙겨주고,
물 더러워지기가 무섭게 증류수로 물 갈아주던 남편의 심정은 어떨까?

"뭐...사는게 그렇지~"


보통 베타는 2-5년 정도를 산다고 한다.
우리집에 온 반식이는 Pet shop에서 얼마나 살다 우리집으로 왔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집에서 딱 2년 1개월을 살았다.

반식이의 사망 소식을 전하자
마침 집에 다니러 온 아이들이 pet shop에 들르자 제안했다.

그래서 새로운 베타 물고기를 함께 고르다가
코너에 있는  새끼 베타들을 발견했다.

통에 적힌 이름은 
'baby girl'
'baby boy'

앞으로 자라 어떤 색의 베타가 될 지, 어떤 종류의 베타가 될 지..
아무런 단서도 근거도 없이 그저 baby boy, baby girl이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다.

1인치도 될까 말까 한 아주 작은 아이.
먹이조차 마이크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먹어야 할 만큼 입이 작은 아이.
우리는 만장일치로 그 중에서 제일 이뻐보이는 baby girl을 입양하기로 했다.

반식이에게는 좀 작게 느껴졌던 어항이 baby girl에게는 대양이다.
활발하게 헤엄치는 모습이 제법 강건해보인다.

이름을 뭐라 지을까...
모두들 다양한 이름을 대며 까르르 웃는다.
예전에 반식이었으니까 이번엔 반숙이? 하는가 하면 
반순이도 나오고 반단이도 나오고...^^
baby girl의 종류가 half moon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반'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결국...이름짓기는 차차 하기로 했는데
다음날, 남편이 보무도 당당하게 "월단이로 하자!"하고 이름을 정했다.

나에게야 친숙한 이름이지만
애들에겐 낯설어도 너무 낯선 이름..
제깍 뜻이 뭐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남편이 말한다.
"월은 moon, 단은 girl"
남편의 작명은 한결같다.

매일 아침 월단에게 먹이를 준다.
사실은 pet shop에서 하루 걸러 한번씩 주라 했지만
월단이의 식욕이 장난이 아니고 힘있게 쏙쏙 빨아당겨 먹는 월단의 모습이 너무 이뻐 
조금씩 주기로 했다.

오늘부터는 훈련을 시켜보자고 남편과 작당을 했다.
어항을 숫가락으로 세번 치고 먹이를 주자고..
매일 그렇게 하고 먹이를 주면 혹시 월단이가 그 소리를 듣고 그 자리로 올지 모른다고..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끼득끼득 웃는다.

톡톡톡...
월단아, 밥 먹자~~

안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집안에 숨쉬는 생명체가 하나 더 있다는건 
중년의 신혼에겐 큰 즐거움이다.
우리 월단이가 오래 오래, 건강하게 잘 자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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