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혼자 굴러가는 아이들

작은 언니의 재혼 김복희 (bokkp) 2018-11-26  12:01:18

40 대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형부를 8년 간 병간호 하다가
3년 전에 혼자 된 작은 언니.
그 언니가 지난 토요일에 시집을 갔다.

그동안 넌즈시 "언니야, 시집 가야지.." 하며 말을 건네면
"아이고...또 병수발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나는 안 할란다." 하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언니.

그동안 대학 때부터 나가 살던 큰 아들의 빈 자리를 작은 아들과 막내 딸이 메꿔줬었는데
지난 해 작은 아들이 결혼해 분가를 하고, 막내 딸도 직장 때문에 나가 살게 되었다.
큰 집에 언니 혼자 덩그라니 남게 돼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외로움을 타긴 탔었던 모양인지
올해 봄부터 슬쩍 재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제 50대 중반인 어여쁜 울 언니의 속내를 알게된 나는
"언니야, 결혼하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 시간만 보내다가 좋은 시절 다 보내지말고." 하며
제법 경험이 많은 아지매처럼 충고를 하곤 했다.

초혼보다 재혼이 더 신중해야 하고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굳이 경험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여러 사례들이 증명한다.

재혼 가정 문제 전문가인 [퍼트리샤 페이퍼나우] 박사는 
"재혼 가정이 겪는 문제를 초혼 가정과 동일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보트턴 지도를 가지고 뉴욕 시내 거리를 찾아다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은 초혼 가정에 비해 재혼 가정은 독특한 문제들,
이를테면 각자의 자녀들과 관련된 문제 뿐만아니라 그들이 겪게 될 어떤 소속감의 문제,
자녀들 징계 문제, 이전 결혼 관계에서 가졌던 사람들과의 문제 등등..
여러가지 직면하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언니의 재혼은 사별한 배우자를 둔 두 가정이 만났다.
자녀들은 모두 성장해서 독립했고
그저 두 사람만 행복하면 될 것처럼 보인다.
언니의 재혼이 50대 중반이라 가능한 일이고
만약 30대라면...다른 문제들이 분명히 대두 됐을 터다.
언니의 행복만을 바라는 내 입장에서는 다행으로 보이면 부면이기도 하다.

결혼식은 간단하게 치뤄졌다.
나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실시간 비디오로 결혼식에 함께 했다.
두사람 모두 튀지않고 품위있어 보이는 한복을 입어
마치 은혼식을 한 부부의 품격을 보여주어 주위를 흡족하게 했다.

결혼 선서를 할 때 씩씩한 새 형부와는 달리
만감이 교차해 눈물을 흘리는 언니의 모습에 덩달아 따라 울어버렸지만
50대 중반이어도 여전히 어여쁜 울 언니의 빛나는 앞날을 축복하기에
그 눈물은 행복한 눈물이고 기쁨의 눈물이었다.

나중에 결혼식이 끝나고 "왜 울었어?" 했더니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서 감정이 격해졌노라 고백하는 언니.
맞다..
나 역시 언니의 인생을 알기에 그 순간 언니의 눈물에 덩달아 울었던 것이리라. 

언니는 지금 신혼여행을 떠났다.
보내오는 사진에 행복이 묻어있고
새 형부의 사랑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언니의 결혼이 재혼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재혼의 희망을 심어주는 결혼이 되길 기도한다.
무엇보다도 언니가 더 없이 행복하고 더 없이 사랑받는 아내가 되길 소망한다.
여자로서의 언니 인생 제 2막이 새 형부와 성공적이고 유쾌하게 죽~~~~~~~영원히 함께 하길 희망한다.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