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굴러가는 아이들'이란 이름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다.
참말이지 10년이라는 세월이 바람처럼 휙~~ 휘리릭~~ 쏜살같이 지나버렸다.
어쩐지 감회가 남달라
지난 10년 간 내가 쓴 몇몇의 칼럼들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세월 때문일까?
아니면 10년 전의 내 감성과 지금의 감성이 다른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체험하는 육아와 관망하는 육아의 차이 때문일까?
내가 쓴 글임에도 마치 타인이 쓴 글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치있게 여기는 원칙들이 동일함에 안도한다.
칼럼을 쓴 지 1년이 되었을 때 '엄마의 힘'(#25)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그 당시 엄마의 힘이라는 제목을 정하고
엄마라는 존재 자체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쉬어가는 의자 같은 존재,
늘 긍정적이고 편안한 그림같은 존재,
추억을 공유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
행복을 주는 단비와 같고
필요를 알려주는 자명종 같은 존재..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런 엄마였고 지금도 그런 엄마인가? 하고 자문해본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37) 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9년 전에 쓴 글인데도
그 글을 쓴 날의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나서기도 했지만
우리 딸이 그 편지에 쓴 엄마의 바람처럼
엄마가 바라고 원하던 그런 성품을 가진 아이로 자라주어 고마운 마음에 흘린 눈물이기도 했다.
그때보다 지금..
한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조금 더 나아진 딸아이에게
링크를 걸어 카톡으로 보내줬더니
"저도 엄마 많이 사랑해요.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너무 다행인 것 같아요."라는
답을 보내왔다.
쉬어가는 의자, 편안한 그림, 이쁜 추억의 그림자, 가뭄의 단비, 깨어주는 자명종..
엄마는 그런 엄마였던거 맞지?
'집은 베이스 켐프'(#47) 칼럼은
그 제목이 지난 10년 동안 줄기차게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말 중 하나였다.
우리 아이들에게 집이라는 것은.....
비록 행색은 가난하고 보잘 것 없고 초라하고 누추하지만
따뜻하고 웃음이 있고 대화가 있고 행복한 곳이었음 하는 바람.
그 바람대로 나는 여전히 16년 전에 살던 누추한 집에서 그대로 살지만
만날 때마다 함께 웃고, 헤어질 때마다 아쉬운
든든한 베이스켐프의 안주인으로 살고있다.
원래 나라는 사람은
지극히 감정적이고,
싫고 좋음이 얼굴에 그대로 표현되고,
충동적이고,
자제력도 부족하고,
착한 사람이기 보다는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고
더구나 아이를 잘 키우는 칼럼을 쓰면서
자기 반성이 필요했고
내가 쓴 글에 자신을 적용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좋은 글이 널려있다 한 들
받아 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
좋은 약이, 음식이 널려있다 한 들
먹고 마시고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
1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해본다.
지금이 40대 끝자락이니
10년 후는 50대 끝자락이 되어 있을테다.
그렇게 익어가면서 혼자 굴러가는 손자녀들을 돌보고 있을 나를 상상해본다.
주름이야 늘었을 테지만 결이 고운 할머니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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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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