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은 음악 취향이나 같은 취미, 같은 가치관,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서로를 얼마나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지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있다.
하물며 그 상대가 가족이고 부부이고 형제라면
함께 하는데서 오는 유익은
다른 이와의 공유보다 더 크겠지.
2년 7개월 터울의 누나와 남동생.
어려서부터 sister's boy라 불릴 정도로 누나 옆에 찰싹 붙어 다녔지만
어느 순간 청년이 되어버린 남동생.
키가 두뼘이나 큰 남동생에게 힘으로는 한없이 밀리지만
인생에..
삶에 늘 아낌없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 누나.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들, 스타일도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된게 있었으니...
바로 음악 취향이다.
어느날 누나와 엄마의 통화 내용이다.
"엄마..나는 남동생이 나랑 같은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들어보라고 보내주고
그 음악에 대한 의견도 듣고.."
"그래? 다른 친구들은 네가 좋아하는 음악 별로 안 좋아해?"
"네..제 친구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 남동생이 없었다면 제가 참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랬겠네..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복받은거여.
복도 많어..우리 딸은.."
"ㅋㅋㅋ 그런 것 같아요."
"그니까 남동생한테 더 잘해야것네.."
"그래야죠.."
결론은 늘 사이좋게 잘 지내고 서로 잘하고 위하라는 교훈적인 것이지만,
설사 서로 다른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래야 하는거지만,
그래도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면 더 많은 것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에
엄마는 은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공연 하는 날.
한달 전에 동생표까지 거금을 들여 구입한 누나는
동생과 함께 컨서트 끝나고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그들이 나눴을 이야기들이 어쩌면 엄마에게는 조금 먼나라 이야기일지라도
남매가 함께 했을 그 시간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론 딸랑 아빠,엄마,누나,남동생 네사람 뿐이기에
넷이 함께일 때는 그 함께라는 것이 주는 기쁨이 크고,
각자 따로..또는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같이 하는 매 순간들은
그 순간이 주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오늘 오후엔 개학 전 일주일간 집에 머무를 예정인 남동생이 집에 온다.
그렇게 며칠간 셋이 지내다가
다음주 수요일엔 치과 예약이 있는 누나가 합류할 것이고
하루 정도는 넷이 같이 지내게 되겠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을 공유한 우리들.
엄마와 누나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아빠와 남동생의 취향이 달라도
함께 여행한 추억이 같고
함께 먹었던 음식이 있고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가족은 따로 있든, 같이 있든 이어져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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