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0세다'가 아니라 '나는 50년을 가졌다'라고 한다.
50년이 내것이다. 나이를 재산으로 본다.
이것이야말로 나이를 대하는 최고의 자세가 아닐까.
나이를 먹는 건 흠이 아니라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
- 마이케 빈네무트 의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 중에서 -
어느날, 오다가다 만난 분이 묻는다.
"애가 몇이세요?"
"둘이에요."
"몇학년?"
"큰애는 대학원생, 작은애는 대학교 3학년요."
"어머나..그렇게 큰 애들이 있어요? 도대체 나이가 몇이시래요?"
이런 식의 대화가 여러번 거듭 되다보니
나는 그냥 내가 편한 방식으로 나를 동안으로 본다는 뜻으로 해석하곤 하지만
어쩌면 그 말 속에는 "도대체 몇 살에 시집을 간거야?" 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음을 안다.
솔직히 내가 시집을 조금 일찍 가긴 했다.
미국 나이로 23살..
한달 전 딸아이 왈,
"엄마, 생각해보니 엄마가 지금 제 나이에 결혼을 한거잖아요.
어떻게 결혼할 생각을 했을까...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데...엄마는 결혼을 했고,
또 나를 낳았고..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그 어린 나이에 어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다...싶었던게지."
대충 그런 취지로 이야기 해주고난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나 내게도 미스테리다.
이것저것 재지 않아도 되는 나이라 오히려 쉽게 결정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그 새파란 나이에 결혼이라니..^^
하지만..하면 안 되는 건 없는 모양이다.
그 새파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림을 하고 못하는거 빼고 다 하고 사니까 말이다.
이제 내 나이 47살..
결혼한지 24년이 지났다.
나는 47살 나이를 먹었고, 47년을 가졌다.
23살의 새파란 새댁은 어느덧 50고개에 성큼 다가왔다.
잔주름이 늘어가고 몸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나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내가 가진 47년 안에는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생각하지 못한,
겪어보지 못한,
읽어보고 들어보고 맛보지 못한
내 인생이 있는 것이니까.
60대의 아주머니가 50대의 아주머니를 보고 말한다.
"내가 당신 나이만 됐어도....할 수 있을텐데"
50대의 아주머는 40대의 아주머니를 보고 말한다.
"내가 당신 나이만 됐어도...할 수 있을텐데..."
40대의 아주머니는 30대 아주머니를 보고 그렇게 말하고
30대는 또 20대에게 그렇게 말한다.
나는 그러지 않으련다.
나는 지금 내 나이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오히려 나는 내 나이만큼의 시간을 가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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