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새 식구들이 늘었다.
한 집은 귀여운 세자매를 둔 가족이고,
다른 한 집은 며느리가 되어 시댁에 함께 살게된 새댁이다.
함께 교재할 기회가 있어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들 훈계하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온 세자매 엄마는
첫 애가 오자마자 초등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어 잔뜩 긴장해 있는데다
체벌 문화가 한국과 미국이 많이 달라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노라 했다.
나는 그저 일반적인 이야기들을 해줬고
새댁은 자기가 들었던 최고의 체벌법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어떤 엄마가 있었는데
이 엄마는 집안에 여러개의 회초리를 구비해놓았단다.
낚싯대 세워놓듯이 주르르~ 한 줄로 회초리를 세워놓고는
각각의 회초리 위에는 단어를 하나씩 적어놓았단다.
거짓말, 나쁜말, 게으름, 무책임, 상처주기, 때리기 등등...
보통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가 거짓말은 나쁜거랬지? 넌 왜 거짓말 하니? 벌을 서야겠다..." 하며
아이가 한 잘못을 지적하기가 쉬운데
이 엄마는
단어가 적힌 회초리 앞으로 아이를 보낸단다.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못해서 회초리 앞에 서게 되었는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고
그 잘못에 합당한 회초리를 가져오게 한단다.
아이는 그 회초리 앞에 잠자코 서서 자신의 잘못을 생각해보게 되고
때로는 한 개의 회초리를
때로는 두세 개의 회초리를
엄마 앞에 갖고 온단다.
왜 그 회초리를 갖고 오게 되었느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이야기 하게 되고..
그럼 몇 대를 맞아야 합리적이겠냐는 물음에는
자신에게 합당할만큼의 댓수를 정한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을 하고 매를 맞기까지
엄마의 역할은 그저 몇 마디 물어보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을 아이가 생각하고, 말하고, 정하고...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도, 세자매 엄마도 아하! 아하! 좋은 방법이다..를 연신 외쳤다.
나는 아이들이 어렸다면.....한번쯤 해보고 싶은 방법이었고,
세자매 엄마는 당장 시도해보겠노라고 했다.
회초리로 몇 대를 맞겠냐고 정하는 것은
이곳, 미국에서는
벽을 보고 몇 분이나 서있어야 하겠냐...또는
무릎을 꿇고 몇 분이나 앉아있어야 겠냐 등으로
각자 체벌 방법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생활 속의 지혜는
이렇듯 갓 시집온 새댁에게서도 숨겨져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것이 많고
늘 긍정적인 이웃이 있어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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