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치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모든 것이 내게 희망을 주었다.
그것이 내게 약간의 작은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내 인생의 자그마한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것만이 내게는 그 죽음과 변화를 가까스로 이겨낼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내 삶에 큰 기쁨을 주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보았다.

- 셔먼 알렉시의《켄터키 후라이드 껍데기》중에서 -

다시 신혼을 갖게 된 지 한달이 훌쩍 지나고,

그 사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오늘은 비까지 보슬보슬..감기에 걸렸다는 애들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한번씩 가볼 수 있지만 남편은 한사코 말립니다.

아이들 나름대로의 일상이 있는데 우리가 찾아가면...그네들 스케줄에 차질이 생긴다고요.

그저 지금은 잠자코 지켜보는 게 능사라고요.

생각해보면 멀리 아이를 보낸 부모님들은 가보자 해도 갈 수 없는 길일텐데

그리고 분명 아이들의 친구 중에는 멀리서 온 아이들도 있을텐데....

표나게 들락날락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면 바람직하지는 않겠지요.

그렇게 주저앉은 일요일을 보내고 맞은 월요일 아침..

문득 마음을 사로잡은 한 구절이 있어 소개합니다.

가끔 '부부 클리닉'이나 '자녀 상담' 프로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갈등해결 방법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로의 장점을 말하기.

상대방의 단점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장점에 초점을 맞춰보기.

이세상 어느누구도 장점만 있는 사람도, 단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대할 때 그 사람의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해도, 배려도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당신은 왜 그렇게 밖에 못해?"

"당신이란 사람은...밖에 싸돌아다닐 줄만 알았지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야?"

"넌 왜 그렇게 맨날 방을 어지럽히니?"

"도대체 컴퓨터 게임 밖에 할 줄 아는게 없어!"

이런 말들은 분명 상대방의 단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상대방의 단점에 초점을 맞추면 억양이 높아지고 서로의 감정이 상하게 되지만

상대방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면 목소리의 강세가 확실히 부드러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거에요.

"그 일을 이렇게 까지 했어요?"

"방을 어지는 줄만 알았더니 가방은 제자리에 뒀네..."

휴우..

사실 그렇게 하기가 어렵긴 어려워요.

하지만 자꾸 자꾸 연습하다보면, 그래서 노력의 결과를 경험하다보면

장점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기쁨으로 보답해줄 것입니다.

늘 다람쥐 체바퀴 도는 듯한 일상..

특히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이 또 어제같은

그런 날들의 반복이라고 여겨질 거에요.

그럴 때...식구들의 장점을 생각해보고, 지금 이 자리에서 찾을 수 있는 기쁨의 목록을 작성한다면

평범한 그 일상이 오히려 행복임을 감사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건강하다.

우리 남편..성실하다.

내 생활..둥글둥글 모나지않고 평범하다.

행복은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주는 것들에 있다는 것을..

비가 부슬부슬 오는 어느 가을 아침..

내게 기쁨을 주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보며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