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쓰게 되네요.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제가 인턴하던 시절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대학원 2년중 1년의 과정이 지나고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Outpatient clinic에 정신분열증을 중심으로 한 환자들을 만나 미술치료를 일년정도 했었습니다. 연령은 18-70세 정도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그 중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12명을 뽑아 컴퓨터 실에 포토샵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넣어 환자들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테라피를 했던 건데요. 12명은 6개월동안 기본적인 프로그램 명칭과 그리는 방법 등을 같이 배우고, 그 이후 어느정도 프로그램을 안 순간부터 제가 주제를 주고 같이 그리고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었습니다. 보통 브러쉬 기능이나 스티커를 드레그 해서 가져다 놓는방법 색을 바꾸는 방법 사진을 응용하는 방법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는데요. 그리다 실수하는 경우 쉽게 바꿀수 있는 장점과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여러장 함께 넣을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컴퓨터 그래픽이란 기술과 치료라는 감정이 만나서 자신을 표현할수 있다는 점이 좋았던거 같습니다.

이 위 두장의 그림은 19세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지고 있던 소녀가 그린 작품입니다. 본인이 요즘 느끼는 하루에 대한 작품인데요. 그림에서 느껴지듯 외롭기도하고 친구를 만나고 싶지만 또 만나고 싶지 않은 두가지 복합적 감정에 대해서 표현한것입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여줌으로써 좀 더 자신을 더 표현할수 있는 계기가 된 시간이었구요. 또한 나이가 어리다보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때에 때마침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준비할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치료가 끝난 후 이 환자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외롭지만, 외로움을 놓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딱히 어울릴만한 실마리를 찾을수 없는 자신의 생각들, 부모님과의 복잡한 상황,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그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담아 표현했던 시간들이었어요.

보통 주제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후 왜 이런 그림을 선택했는지 혹은 그렸는지 여부에 대해 다른 환자들과 나누고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요. 처음에는 그룹치료로 시작을 하고 한사람씩 돌아가며 시간을 정해 개인상담을 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했던 사례입니다. 미술치료를 공부하시는분들 혹은 관심있는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좋은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