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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사 이야기

Story book - 너와의 거리- 2편: 그저그런 딸 eunkyoung KIM (therapy) 2018-1-23  14:15:29


며칠전 엄마에게 전화해 힘들다고 징징대서인지엄마는 집에 들리겠다고 했다. 잠시라도 아이 육아에서 벗어날 숨구멍이 뚤린거 같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엄마오면 이런저런 핑계대고밖에 나가 쇼핑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들어와야지 하는 생각에 대충 씻었던  얼굴을 다시 깨끗하게 씻고 머리도 감았다. 아이에게 할머니가 온다며 좋지? 좋지? 행복을 강요하듯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들을 반복해서 한다.  얼마 후 엄마가 벨을눌렀다. 엄마는 해같이 밝은 얼굴로 아이를 맞이한다. 나에게 저 미소를 보여준게 언제였던가. 내가 어렸을때도 저렇게 밝은 얼굴로 사랑한다고 말하며 속삭였을까하는 생각이 스친다. 엄마 밥먹었어? 나의 첫 마디다. 나도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보고싶었다고 말하면 좋으련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으론 사랑하니까 알겠지 내 마음을 알어서 알아주길 바랬다. 엄마는 오자마자 친구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친구 딸, 귀가 따갑도록 들은이름이다. 내용인즉슨, 엄마친구 딸이 공부를 못했는데 나중에 공부를 해서 지금 현재 잘 나가는한의사가 되었고, 달달이 엄마에게 용돈을 주고,여행도 보내주고, 아이 봐줄때마다 용돈을 더 얹어 준다는 것이다.  엄마는 나에게 한번도 아이봐줄때 돈을 달라는 말을 한적이 없는데 괜히 찔렸는지 그 이야기가 너무 듣기싫다. 왠지 너는 왜 이렇게 못하니, 내가 고생해서 키운 너는 그냥 집에 들어앉아 애만 보고 있는 무능한 처지라고 외치는거 같았다. 나는 계속 말을 돌려 다른 주제로 말을하고 싶었지만, 엄마는 계속해서 다른 친구 자식들 이야기 늘어놓는 재미에 빠져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오로지 돈돈돈하는 엄마가 답답했다. 돈많으면 좋은 집안이고 없으면 세상에서 젤 불쌍한인생취급하는 말투가 싫었다. 용돈을 주면 효도하는 자식이고 안주면 은혜에 보답 못하는 천하에나쁜 자식으로 대하는 표현방식이 나를 질리게했다. 마치 가해자없이 피해자가 된 양. 본인 쓸거 안쓰고 입을거 안입고 최선을 다해 희생하며 키웠지만 돌아오는건 없고, 오히려 늙어서도 희생하며지내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피해자로 만드는 모양새가 보기싫었다.  



엄마는 인생의 시간 중 지금 내 시점에 있을때는어떤 모습이었을까 나와 같은 마음으로 할머니를 생각했을까 아니면, 달랐을까. 세대가 다르고  살아온 배경과 문화가 다른 엄마와 나는 생각의 폭을 좁히기가 힘들어 보였다. 엄마는 나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았으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네네하며대답을 하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엄마가 틀렸어요. 돈많은 주는 자식이 최고인냥 생각하지 말아요. 왜 그렇게 부러운게 많은건가요. 나를 그 고리안에 넣지말아요. 그만해요 제발. 외치고 외쳤다. 표현할수 없지만 눈으로 말하고 몸짓으로 표현했다. 엄마는 나의 텔레파시를느꼈는지 갑자기 아이이름을 부르며 할미랑 놀자.뭐하고 놀까 하고는 방에 들어가 버렸다. 엄마가눈 앞에 안보이니 살거 같았다. 숨이 막혀왔다. 나의 현재는 세식구 살기에 빠듯한 남편 월급에 엄마에게 용돈한번 편하게 드리지 못하고, 대학까지나왔지만, 육아로 인해 직장은 쉬고 있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받아줄지 모르는 미지수같은 미래가 기다리고, 엄마친구 딸이 보내드리는 여행은커녕 빠듯한 생활비에 돈이 모자라면 엄마에게 전화해 싫은소리들어가며 꾸기 일수인 나날들이다.나도 돈이 많아 엄마에게 잘하고 싶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하라고 명품가방 사드리고 싶고, 고생많았다고 쓰시라고 용돈도 펑펑 주는 그런 딸이되고싶다. 그냥 엄마에게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나도 아이낳으며 키우면서 얼마나 고생했을지조금은 이해가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현실이 받쳐주지 않는다. 말이라도 곱게 하고싶지만,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가 않는다. 마음으로는 지난세월 키워줘서 엄마에게 정말 고맙다고 나도 이제 조금은 알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내 입이 어리석어 말로 전달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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