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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사 이야기

Story book - 너와의 거리- 3편: 택시 트라우마 eunkyoung KIM (therapy) 2018-6-15  17:23:33





오랜만에 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친구들과 만나 과거에 기억들을 풀어놓으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원래는 10시에 귀가 하려고 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자유를 느낀 우리들은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 봇다리를 펼쳤다. 이게 얼마만에 자유인가. 이시간이면 아이 재우고 하루일과에 지쳐 나도 아이와 함께 잠들어버리는 시간이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다들 전화기가 바쁘다. 각자 남편들은 시간이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카톡에 전화에 집에 언제오냐는 물음들이다. 우리는 마지못해 일어나 아쉬운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나는 버스가 끊기고 우리동네는 심야버스가 안 들어 오는 곳이라 택시를 탈수 밖에 없었다.

택시를 탔다. 타자마자 아저씨 인상부터 살핀다. 목소리 톤, 입은 옷, 말투 순식간에 여러가지 것들이눈에 들어온다. 저 아저씨는 전에 그 사람처럼 이상한 사람 아니겠지하고 나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어온다.  10년전... 대학 다니던 시절, 나는 과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그날도 어김없이 택시를 탔다. 너무 취해 아저씨 한테 집 주소를 잘 말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취해 있었다. 한참을 차를 타고 가다 차가 멈췄다. 눈을 슬그머니 떴는데 우리집 근처가 아닌 외저 보이는 골목길 주택단지 앞이었다. 아저씨는 나에게 너 처럼 팔자 좋은애가 없다면서 부모가 준 돈으로 술 마시고 놀고 다니는 모습이 꼴 보기 싫다고 하더니 그런 애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 나는 술이 확깼다. 눈을 뜨고 전화기 부터 찾았다. 베터리가 간당간당했다. 아저씨는 옆좌석에 있는 백팩에서 신문지에 쌓여있는 칼을 보여주면서 이걸로 너를 찌르면 어떨거 같냐는 말을 했다. 나는 겁에 질려 아무말도 못했다. 그리고 무작정 문을 열고 도망쳤다.다행히 아저씨가 나를 따라오지도 않았고, 난 아무탈없이 그 곳을 빠져나올수 있었다.

그일이 있은 후 난 한동안 택시를 탈수없었다. 한참 시간이 흐른후 다시택시를 타게됬다. 그런데 택시를 탈때 마다 밖에서 안에 있는 아저씨의 얼굴을 살피고 번호판을 외우고 가기전 부모님이나 친구 지금은 남편에게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 있다고 알리고, 타자마자 아저씨얼굴 생김새, 말투를 집중해서 보고, 나도 모르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이러면 어쩌나 저러면 어쩌나 하는 상상속에 어느새 손이 차가워지고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그냥 보기에 인상 좋아보이는 아저씨도 어딘가 모르게 수상적어 보인다. 마음이 불안하다. 내가 혹시 잘못되면 우리 아이는 어쩌나하는 걱정도 들고, 만약 이상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게 좋을지 계획도 세워본다. 머리속이 복잡하다. 아까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풀은 스트레스는 두 세배가 되서 돌아온는듯하다. 갑자기 후회가 된다 좀 더 일찍 헤어졌으면 버스 타고 집에 가는건데 너무 늦게까지 놀다가 버스 끊기고 택시를 타고 불안에 떠는 내 모습이 너무 바보 같이 느껴진다.택시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제발 집에 아무일 없이 도착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다행히 아무일 없이 차에서 내렸다.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났다. 내 자신이 너무 약해보인다. 전화기에 있는 친구들 가족들의 전화번호를 쓸어 내려가며 누구에게 내 심정을 전할수 있을지 생각 해보다 오늘은 엄마에게 전화하고 싶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에요. 친구만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택시 타자마자 전에 있던 일이 생각나서….말을 잇지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말문이 막혔다.  
 
엄마는 아이구….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다. 일찍 들어가지 왜 이렇게 늦었니. 우는거야?
 
그냥 너무 힘들어서 그래 엄마. 갑자기 친구만나고 기분좋게 들어가는데 택시를 타자 마자 안 좋은 일이 기억나고 손발이 떨리고 불안하고 정말 오랜 전 일인데도 이렇게 나에게 영향을 주는게 너무 싫어. 화도 나고 왜 하필 그런 아저씨를 만난건지…
 
그래 그때 참 엄마도 많이 놀랬지. 그래도 우리 딸 안다치고 집에 무사히 와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내가 집에와서 울면서 말할 때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 앉는거 같았지. 그래도 다행이지 않니. 그사람이 말만하고 널 해치지 않았잖아. 엄마는 너가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떨쳐버려라…계속 마음에 가지고 있으면 너만 힘들어.
 
네. 그래요 엄마. 나 집에 거의 다 걸어왔어요. 끊어요 엄마.
 
집앞 엘리베이터 앞 거울을 보며 눈물자국을 닦았다. 그리고 혼자 되내였다. 그래 다 지난일이야. 용기내자. 그래 용기내보자. 괜찮아 질거야. 아픈 기억을 다 지워 버릴순 없지만, 그 기억이 현재에 나를 더이상 아프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아파도 모른척 오랜시간 마음속에 붙여놓은 마음에 반찬고를 더 곪기 전에 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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