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스텝들이 병원밥을 먹겠냐고 물어보더라구요. $2불이면 밥을 먹을수 있다며 병원식당에 가자고 해서 식당안에 들어갔어요. 텅빈 식당안에 우리 스텝 4명만 앉아있었죠. 정말 좋은 빵냄새에 피자 파스타 케잌냄새가 섞여 정말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어요. 테이블에 앉자마자 저를 포함해 4명중 2명은 도시락을 꺼내 먹고, 저와 저에게 밥먹자고 권했던 스텝 한명만 식당앞에가 샐러드, 파스타, 후식으로 케잌 그리고 커피까지 들고 자리에 앉았어요. 밥을 먹으며 감옥안 수감자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전 음식을 먹으면서 정말!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수 있을까를 속으로 감탄하며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리고 단 2불에 이 음식을 먹는다는게 믿기지 않았구요. 거의 다 음식을 먹을 무렵. 점심 시간에 왜 이렇게 식당이 텅 비어있냐는 질문을 했죠. 저 많은 음식들은 누가 다 먹나 궁금하기도 했구요. 그러자 스텝들이 수감자가 음식을 만드는데 어떻게 믿고 그 음식을 먹냐는거에요. 음식을 만들면서 뭘 넣었을지 모른다는거죠. 저는 아무생각없이 음식을 거의 다 먹었는데 그런말을 들으니 첨엔 정말 황당했죠. 그래서 제가 저에게 밥먹자고 권한 사람에게 물었어요. 당신은 왜 이 음식을 먹느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여기서 거의 20년가까이 일했는데 지금까지 죽지않고 잘 살아있다면서 껄껄껄...웃는거에요. ㅎㅎㅎ 전 그 순간 한곳에서 일하지만 참 생각들이 다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매일 저렇게 남은 많은 음식을 만드는이유는 수감자들이 감옥에서 기술을 익혀서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직장을 가지고 살아갈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위해 연습차 하는거라고 했어요. 아까운...음식들. 남은 음식은 버리거나 집에 가지고 가고 싶은 사람들이 나눠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날 저녁 집에가서 생각을 했죠. 나도 식권을 사야하나 아니면 도시락을 싸가야하나.감옥 근처에 음식점이 하나도 없어서 점심시간에 나가서 먹는건 거의 불가능했죠. 혼자사는데 음식도 하기 싫구, 도시락싸는것도 힘들거 같아 전 그냥 식권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날 아침 한달 치 식권을 샀어요. 뭐 사실 20년동안 먹고도 아무 탈없었다는 스텝의 말이 좀 위로가 됬었죠. 그리곤 매 점심을 사먹고, 남은건 저녁에 싸가서 또먹고...그러기를 한달정도하는데... 한 환자가 그룹시간에 이런말을 하는거에요. 자신이 그 요리를 배우기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리고 열심히 만든 음식을 아무도 먹지 않고 그냥 다 버릴때 심정이 어떤지... 그런 말을 들으며 이 사람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스텝들은 마치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을 상상하며, 혹시나 나를 미워해 이상한걸 넣어 내가 어떻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믿지 못하는 불신때문에 먹지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마음 한편이 참 서글퍼지더군요.

그들이 저지른 지난날을 보면 참 그런 상상하는것이 아주 이상하진 않지만, 지난 과거에 묻혀 자신의 미래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걸 볼때 그들이 감옥을 나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온전히 산다는건 힘들거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들이 사회에서 온전히 적응하려면 같이 더불어 사는 이웃들도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바로 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룹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현재 위치에 대해 그려보았어요. 자신이 어디에 서있고 뭘하고 있는지.기억나는 한 사람은 자신은 인생에 한 중간쯤에 서있고 마치 못위에 발을 어디에 둘지 몰라 힘들어하며 있는거 같다고 했죠. 전에 저지른 안좋은 일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가진 정신병때문에 이루어졌고 현재는 그 죄책감이 자신을 눌러 밤에 잘때도 악몽에 시달리고 자신을 보고 싶어하지 않은 가족들 생각에 힘들다는겁니다.

그 사람 심정이 어떨까 생각할때 머리로는 생각할수 있지만, 겪어보지 않고는 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어려운거 같아요. 그래도 그 자리에 함께 있어 대화할수 있고 도와주는 그 순간이 참 소중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