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12월에 들어서면 어느덧 한 해가 다 지났구나 싶습니다.그래서 오늘은 먼저 12월에 보기 좋은 따뜻한 영화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휴 그랜트가 출연한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라는 영화인데요. 성인이지만 여전히 성숙하지 못한 한 남자가 한 소년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를 받게 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작곡가였던 아버지가 남긴 하나의 히트곡으로 평생을 써도 남을 재산을 유산으로 받아서 특별한 직업이 없이도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흔히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캐릭터이지요. 그런데 도대체 어떤 종류의 히트곡이 그런 유산을 남겼을까요? 바로 크리스마스 캐롤입니다. 흥미롭기도 하면서 그만큼 크리스마스 캐롤은 변함없이 오래 사랑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anta Claus Is Comin’ to Town by Oscar Peterson

 재즈를 찾아서 듣지 않는 사람들도12월과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방송, 마켓, 쇼핑몰 같은 곳에서 늘 재즈를 듣게 됩니다. 대부분의 캐롤은 재즈곡이니까요! 왜일까요?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유명한 재즈곡들을1940년대에 작곡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가장 미국에서 인기있던 음악이 재즈였으니 당연히 당시의 유행하는 스타일로 작곡되었던 것이지요. 사회적으로는 1930년대의 불황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미국경제가 좋아지고 세계에서 가장 힘있고 풍요로운 나라로 접어드는 때가 바로1940년대였던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생활에 대한 걱정이 없으면 연말분위기도 더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요.

I’ll Be Home for Christmas by New York Jazz Trio

 꼭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크리스마스에는 좋은 추억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노래는 많이 들으면 곧 식상해지고 늘 신곡을 찾게 되지만, 캐롤만큼은 연말이면 다시 모이는 가족처럼 늘 듣던 것이 그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교회를 가서 큰 소리로 크리스마스 찬송가를 부르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날씨에도 교회만 들어가면 따뜻한 난로의 열기와 캔디들을 나눠 주시는 선생님들도 기억이 나구요. 지금은 그 때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간식과 선물들을 준비하셨을지 짐작해보게 됩니다. 

Silent Night by Shakatak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연말 감사의 선물을 준비할 때마다 쇼핑몰에는 왜 이리 주차할 곳은 없는지, 카드나 선물을 빠지지 않고 챙기려면 왜 이리 생각할 것 많은지 불평했던 제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어느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은 감사하고 좋은 기억은 쉽게 잊어버리고 마음을 상하게 하고 안 좋은 기억은 오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여러가지 일들을 챙기느라 그저 정신없이 지나가기 수운 12월이, 좋은 추억도 되돌아보고 지금의 삶에 감사할 것들도 놓치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