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즈이야기는 아니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클래식 곡들이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요즘은 유튜브같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너무나 쉽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정말 좋은 세상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클릭 몇번이면 온 세계의 훌륭한 음악인들이 내 휴대폰 안에서 연주를 들려주니까요. 하지만 얼마전 작은 공연장을 찾아가 관람하다보니, 우리는 그런 편리함 속에서 오히려 음악 자체의 본질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음악의 본질은 ‘소리의 울림’에서 시작됩니다. 때로는 속삭이듯 가녀리게, 때로는 폭풍처럼 외치는 목소리, 반짝이는 실크같이 울리는 바이올린의 소리, 영롱하게 물방울 떨어지는 듯한 피아노의 터치, 그리고 심장을 두드리며 몰아치는 타악기 소리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그 소리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공기를 통해, 내 귀에 들리고 내 몸과 가슴을 진동하는 그 느낌은 오직 공연장에서만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케스트라 음악은 특별히 공연장에서 들어야 그 진정한 매력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악기들이 다양하게 어울리며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내며 울리는 그 울림은 도저히 이어폰이나 휴대폰의 스피커로는 전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저는 좋은 오케스트라 음악은 꼭 라이브로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에 자주 듣는 두 곡이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첫 곡은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입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클래식 곡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로맨틱한 멜로디와 하모니가 너무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어우러지는 곡이라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사용되었습니다. 유명한 팝 히트곡 ‘All by Myself’의 멜로디가 바로 이  곡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중요한 부분에 사용되어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곡이기도 합니다.

 덤으로 이 곡의 멜로디가 'All by Myself'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볼까요?

두번째 곡은 역시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The Rite of Spring’입니다. 이 곡은 커다란 논란으로 유명한 곡입니다. 발레를 위해 작곡된 이 곡은 원시적이면서도 동물적인 에너지와 강렬한 스타일로 인해, 파리에서 처음 연주되었을때, 곡이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청중들이 휘파람을 불고 야유하면서 공연장이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이 그만큼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최고의 곡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은 헐리우드의 영화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어, 지금도 여러분이 보는 수많은 영화들에 나오는 음악에는 스트라빈스키와 봄의 제전의 유산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