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누는 대화들 중 언제나 뜨겁게 진행되는 것은 어느 것이 더 나은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대학입시가 발표되는 요즘은 이 대학이 저 대학보다 낫다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정치이야기에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다른 쪽보다 왜 더 나은지 여러 이유를 들어 주장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편안한 대화보다는 에너지와 감정적 소모가 많아 피곤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그런 논쟁의 장에는 언제나 열기가 가득합니다.

분노의 열기가 가득한 연주?!

 많은 경우 이러한 태도는 예술을 대할 때도 여전히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누가 가장 뛰어난 가수인가, 어떤 노래가 더 위대한 노래인가로 이야기를 나눈다면 이 또한 아마 뜨거운 불이 붙는 주제가 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런 면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사회나 사람들에게 그런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한때 크게 인기를 끌었던 ‘나는 가수다’같은 방송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런 프로그램은 한국분들이니 가능한 아이디어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훌륭한 음악성을 이루고 상당한 팬을 가진 직업가수들이 순위를 놓고 경쟁해야 했으니까요. 미국이라면 비욘세, 아리아나 그란데, 브루노 마스가 한 프로에서 노래대결로 순위를 정한다니… 상상이 안되었지요.

누구나 인정한 1등!

 기본적으로 저는 예술에서 순위를 매기는 것은 첫째로는 가능하지도 않고, 둘째로는 의미도 없다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일단 예술을 받아들이는 감성이라는 영역이 굉장히 주관적이고,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중요한 예술의 특성상, 어느게 더 낫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뒤의 부분,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이 달려졌습니다. 지나친 편견과 아집으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서로 다투지만 않는다면, 그런 대화가 한 예술가의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위대한 점을 발견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구나 싶습니다. 

진정한 장인들의 대화!

 이런 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앞으로 틈날 때마다 가장 위대한 10명의 피아니스트를 순위를 따라 소개해 보려하기 때문입니다. 100여년의 그리 길지 않은 재즈의 역사에서도 수많은 훌륭한 재즈피아니스트들이 있었습니다. 수천명이 넘을 그 연주자들 중에서 뽑힌 10명이라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재즈피아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이 분들의 연주를 먼저 들어본다면, 재즈피아노의 입문으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겁니다. 

이 정도는 편안하게 들어주어야, 재즈 좀 듣는다고...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예술에서 누구나 동의할 최고의 10명을 고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저의 의견을 주장하기 보다는, 제가 접해본 리스트들 중, 여러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소개하려 합니다. 그것은 이 시대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중 한명인  Bill Cunliffe 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10명’이라는 글입니다. 이 글에서 그는 위대한 10명의 재즈피아니스트를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유도 덧붙였고, 10명에는 아쉽게도 못 넣었지만 그만큼 위대했던 연주자들까지 추가로 소개했습니다. 일단 글쓴이가 워낙 뛰어난 연주자이기에 더욱 신뢰가 가는 리스트이지요.

나만큼 치는 사람만 내 의견에 반대해!

 어느때보다 바깥 공기가 소중하게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답답하고 염려가 생길때, 좋은 음악들이 아주 잠시라도 어려움을 잊고 마음에 위로를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P.S. 이 글들을 쓸때 많은 분들과 편하게 음악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제 글솜씨가 부족해서인지 의견을 주시는 분들은 많지 않으시네요. 혹시라도 읽으신 분들 중 의견이나 제안이 있으시면 편하게 나누어 주세요. 그런 의견들을 반영하면 저도 더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