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우울증이 올 줄이야... 29살에 우울증이 왔다. 주디, 저스틴이 태어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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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6세에 결혼을 하고, 미국 하와이 시댁에서 지내며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에.. 남편을 통하여 정말 많은 힐링을 받았고, 하와이 자연을 통하여 선물을 무한대로 받으로 행복 그자체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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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한숨이.....말하고 싶지 않다!!..... 가정을 저버리고 자신의 사업으로 그리고 7번의 사업 실패!! 외가, 친가 모두 파산을 경험하게 한 장본인이다.. 그런데, 아바지는 너무 떳떳하다.. 자신은 잘못이 없고, 사회가 나라가, 운이 안 좋아 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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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와 여동생을 위해 가정을위해 희생 그 자체 이셨다. 강남 8학군, 부족함 없이 커왔던 나는, 아버지의 무한정 사업 실패로, 삶이 피폐해져감을 뼈져리게 체험하고 있었다..

엄마는 이런 상황에도, 우리들을 위해서 아주 열심히 사셨다. 엄마는 '사모님'이라는 단어 에서 졸지에 분당 신도시 아파트에서 벽지를 바르는 아줌마가 되었다. 그때는 엄마가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엄마가 물품관리며, 숫자 계산에 능숙하다는 것을 알고, 아파트 회사에서 엄마를 경리로 올려줬다. 그리고 1년 뒤 엄마는 모든 물품을 총 관리하는 매니저가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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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춘기 시절은 공부밖에 없었다. 나의 성적표를 보면서 잠시 웃어주는 엄마를 위해, 난 공부 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갔고, 아주 열심히 살았다. 간호사과를 선택한 이유도, 한국에서 여자로서 빨리 성공할수 있는 직업중 하나였고 ,남자로부터의 경쟁을 피할수 있으니...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도맡으며 10년 안의 나는 교수가 된다는 결심으로 미래를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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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연예에는 그리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라는 단어가 남자에 대한 경계와 적개심으로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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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내가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 몰겠지만, 남편은 항상 솔직했고, 성실했다. 그 어떤 꾸밈이 없었다. 나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에 왜 끌렸는지...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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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나는 하와이에서 너무 많은 힐링을 하며, 느긋하게, 너무 열심히 아둥바둥하며 살아왔던 나의 시간을 배상받는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미국에서도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미래를 설계하며, 계속 블링 블링 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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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이 되던 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왔다.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숨을 쉬기가 너무 힘들고 식은땀이 주체를 못 할 정도로 얼굴과 몸을 적셨다.

한 달에 한두 번 오던 그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나는 간단한 피검사와 책 업을 받았고, 위내시경, 심장 초음파, EKG 등 검사를했는데 모두 정상이었다. 그런데 나는 점점 식사를 할 수 없었고, 급기야는 무호흡 증상으로 온몸이 뒤틀리며 응급실에 실려갔다.

내 동료 의사는 나에게 아무런 신체적 문제는 없다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항상 똑같은 삶이라며, 특별할 문제가 없는데, 왜 몸이 말을 안 듣는지 몰겠다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혹시 암인가? 걱정을 했다.

동료 의사는 나의 불안을 떨쳐주려고 온갖 정밀 검사는 다할 수 있도록 했지만, 모두 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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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110파운드였던 몸이 98파운드 뼈만 남았다.. 점점 못 먹고, 못 자고, 불안감과, 호흡곤란에 미쳐가는 나의 몸을, 모두 걱정하는데, 모든것이 " 정상 "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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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의사에게 물었다.. 나에게 안정제, 항우울제, 그리고 수면제를 처방해 줄 수 있냐고..

동료가 눈물을 보이며 물었다.. " 나에게 솔직히 말해줘...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말 못 할 것이 있다면 다른 의사로 바꿔도 돼. 우울증 환자 중에 스스로 약 달라고 부탁하는 환자는 너밖에 없어. 너 왜 그러는 거야? 너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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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나는 답할 것이 없었다.. 정말 내 인생이 블링블링할 것들뿐이었다..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 소리 들어야지! 내 안의 미래를 그리며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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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과, 상담사를 요구했고, 그들을 만나며, 나의 과거의 아픔들을 다 꺼내기 시작했다... PTSD... 과거의 상처들이 잠재적인 내 안에 갇혀있다가 나도 모르게 나오는 몸의 이상적인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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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TSD, depression, insomnia, bulimia, anxiety의 진단을 받으며 3년의 긴 터널을 남편과 걸었다. 수도 없는 자살시도... 그때마다 남편은 나와 함께 있었다. 과거의 상처가 나를 이렇게 누를 줄이야. 나의 아픔을, 열심히 사는 모습(workaholic) 으로 바꾸고자 했던 나의 열심히... 어느 시점이 오니...내 안에서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고, 나는 하루하루 어떻게 죽어야 하나를 생각하며 살았다.. 내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것이 더 슬펐다. 남편은 내 손을 항상 꼭 잡고 잤다. 화장실 갈 때도 같이 갔다. 뭐든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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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30살, 31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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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빠져나오려 해도 빠져나갈 수 없었던 그 시간...

누가 밀어 넣은 것도 아닌데, 그 안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던 그 시간....

태평양 한가운데 나 혼자 썩은 나무 하나 붙잡고, 공포에 휩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딱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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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상담을 받으면 금세 좋아지리라는 희망도 정말 희망뿐 이었다.. 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잠시의 수면과 잠시의 진정을 주었을 뿐..

그래도 약은 꾸준히 먹었다. 상담도 초반에는 받으면 받을수록 힘들어진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다 알고 있는 나였지만... 그냥 꾸준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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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호사라는 것이 이렇게 싫었던 적이 이 때 였다.. 이약이 뭔지 어떤 역할과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상담사가 이렇게 질문하면 나는 이렇게 답할 거고, 그러면 이런 식으로 나에게 다시 묻겠지... 아!!.. 모르는 게 나을뻔했던 이 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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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나보면, 이 시기에 난 더욱더 단단해져 갈수 있는 미래의 훈련을 받았던 것 같다. 또 받으라면 ... 하... 자신없다.

주디, 저스틴을 만나기 위한 기본 체력이랄까?

자폐 아이를 키우며 많은 부모들이 겪는 우울증이 나에게는 친구로 다가올 때면.... 나는 하염없이 솔직하게 대처한다.. 더 이상 나를 꾸미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혹 미래에 필요하다면 약을 시작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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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터널을 거치며, 나에게는 모든 액세서리가 없어졌다. 단순 무식해졌다. 잘 보이려고, 잘 살려고, 남들보다 앞서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나는 나다.. 나는 이런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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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나의 친구다.. 그냥 함께 가자.. 하지만.. 너는 나의 전부가 될 수는 없어.. 잠시, 잠깐의 기분일 뿐이야..

왜냐면 나는 엄마걸랑..나는 소중해. 그리고 그리 슬플 것도 없고..

친구!!

네가 외로워서 날 찾으면.. 친구는 돼줄게.. 하지만 나는 다른 친구들도 많으니 너와 오래는 함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