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on the head of the goat 

: A childhood in Hungary 1939-1944

by aranka siegal

grades : 6-8

lexile measure : 830L

genre : non fiction

award : newbery medal

​

오늘 #소개할 책은 제가 최근에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제가 워낙 평소에 ‘#홀로코스트'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제 경우에는 주제가 주는 무게에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 한편으로는 깊은 관심을 갖고 한챕터 한 챕터를 읽은 책입니다.

​

이 책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저희 아들 학교에서 지난 학기 영어과목 시간에 #텍스트로 쓰였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아들 학교의 #7학년 아이들이 모두 이 책을 읽었던 거죠. 아이들이 얼마나 제대로 읽었을지는 모르지만. 제 아들의 경우에는 뭐 책에다가 포스트잇을 잔뜩 붙여놨더라고요. 전 그땐 흘긋 보면서 ‘어 책 재밌어 보이는데? ‘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포스트잇을 보고 엄청 열심히 읽었구나 하고 착각을 하면서 말이죠. 막상 제가 읽으면서 제가 신나서 아들에게 막 말을 걸잖아요. 이 내용 어떠니~ 하면서 그러면서 ‘아 이 애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구나'하는 사실을 금세 깨달았죠. 제가 너무 빠져서 책을 읽으니까 그런 저를 막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라고요. 엄마 학교애들이 다 재미없다고 했어. 엄마 이상해! 하더라고요. 전 이 책을 읽고 바로 2권을 주문해서 읽었는데 그것도 또 이상하게 보더라고요.

​

아무래도 아직 중학교 아이들이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홀로코스트'라는 주제가 무겁긴 하죠. 또 너무나 이 해맑은 아이들의 생활과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요. 

저희 어렸을 때 책에 왜 6.25 관련 소설이나 글 엄청 많으면 도무지 와닿지가 않았잖아요. 나이가 들고 하니까 이제서야 그 역사가 아 그렇게 오래된 옛날 얘기가 아니구나 지금 내 삶과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는 거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더 갖게 되고요. 하지만 저희 아들보다 조금만 더 ^^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스토리를 집중해서 따라갈 수 있는 또래 아이들에게는 분명 흡입력 있는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

이 책의 작가인 ‘#아랑카 시겔'은 1930년에 #헝가리의 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러니까 십대시절에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었고, 아우슈비츠 수용소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거의 모든 가족을 잃었고 생존자로서 너무도 힘든 경험을 했지요. 전쟁 후에 미국으로 건너와서 살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설로 쓴 첫 작품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이 작품 뒤에도 두 권의 책을 더 썼고요. (나중에 이 책들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면 리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 책은 작가가 아홉살 되던 해부터 수용소에 들어가기 직전 그러니까 열 네살이 되던 해까지의 삶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소설입니다. 실제 있던 일을 썼으니까 뭐 ‘회고록' 이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있던 일을 그대로 기록했다기에는 너무나 세세하게 또 캐릭터를 아주 잘 살려서 새로운 이야기와 같이 창조해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알겠지만 장면 장면이나 캐릭터들이 기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거든요. 이 책은 미국 권위있는 미국 청소년 소설에게 주는 상인 #뉴베리 어워드를 받은 책이기도 합니다. 

​

1. 소설은 1939년 헝가리의 작은 시골 ‘#콤자티'에서 시작합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로 편입이 되었더라고요. 그때는 헝가리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인 콤자티에서 주인공인 ‘피리' 와 언니 ‘로지'그리고 외할머니인 ‘바비'가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외할머니가 혼자 남게 되자 엄마가 외로운 할머니곁으로 손녀들을 번갈아가며 보내게 되어 이번 차례가 된 로지와 피리가 시골에 와 있게 된 것입니다.

​

이 때는 이미 2차 대전이 발발해 있었고 점점 더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로 치달아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미 많은 유대인들이 전쟁을 피해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피란을 가고 있었지요.

​

할머니 바비도 혼자 있는 게 위험하니 피란을 가라고 주변 사람들이 조언을 했지만 바비는 내 평생 살아온 이 땅과 가축과 내 집. 이것이 내 삶이므로 나는 떠날 수 없다. 이곳에서 죽겠다며 삶을 계속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

아무튼 아직은 제법 평화로운 이 시골에서 언니 로지와 함께 일이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홉살 피리의 눈에 비친 할머니 바비는 굉장히 종교적인 사람이었지요. 어린 피리가 이해할 수 없는 굉장히 보수적이고 어떤 면에서 배타적이고 무엇보다 아주 신심이 깊은 사람이었어요.

 나중에 어린 피리가 자라면서 바비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게 되지요. 자신의 땅을 가꾸고, 가축을 돌보고, 할아버지와 평생 살아온 집을 지키고, 저녁 식사후에 늘 기도서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 깊은신앙의 시간을 가지는 바비. 수용소에서, 또 그 이후의 삶에서 이런 바비의 삶의 모습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여러모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

본인이 유대인이라는 것의 특수성 혹은 특별함을 잘 느끼면서 살지 못했던 피리는 바비와의 삶을 통해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조금씩 찾게 되지요.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 중에서 유대인들이 왜 미움의 대상이 되고, 힘든 역사를 갖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scapegoat’ 즉 희생양. 아무 죄없는 어린 양에게 그 죄를 대신 짊어지게 하는 유대인의 제사 의식을 통해 듣게 되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자 ,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는 것입니다.

​

2. 시간이 흘러 피리가 원래 자신이 살던 Beregzasz로 돌아오면서 책의 배경이 바뀌게 되지요. 

원래 집에는 엄마 라이즈, 큰언니 릴리와 그의 어린 아들 맨시, 그 아래로 언니 이보야, 피리, 그리고 동생 샌더와 졸리가 살고 있습니다. 피리의 아빠는 어린 시절에 죽었고, 새아빠는 지금 전쟁에 군인으로 나가있습니다. 큰언니 릴리의 남편도 마찬가지죠.둘째 언니 이수는 부다페스트에 유학을 가 있고요. 그러니까 남자들이 없는 큰 집의 살림을 엄마와 그 엄마를 돕는 큰언니 릴리가 꾸려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언니 릴리와 아들 맨시도 남편과 함께 수용소로 먼저 쫓겨나게 됩니다. )

​

이제부터는 바비에서 엄마로 피리의 시점이 이동을 하지요. 

피리의 엄마는 무척 강인하고, 현명한 여자였습니다.

​일곱 아이들의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며 전쟁 상황에서도 아주 결단력있는 모습들을 여러번 보여줍니다. 저도 보면서 감탄을 하는 장면들이 여러번 있었는데요. 나라면 저렇게 현명하게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었을까 하면서 말이죠. 그런 엄마와 아이들에게도 결국 잔인한 전쟁의 결말로 끝이 나게 되니 참.. 전쟁과 인간의 잔인함에 다시 한번 몸서리치게 됩니다.

​

원래 집으로 돌아온 피리가 처음 느끼는 것은 바로 ‘내가 변했다'와 ‘세상이 변했구나'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느끼게 되는 건 역시 어린 소녀에게는 ‘친구'라는 존재를 통해서겠지요. 아주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의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변한 것, 전과 다름없이 친하지만 알수 없는 미묘한 태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이 ‘유대인임'을 깨닫게 되고, 그 변화가 섭섭하기보다는 자신 스스로도 바비를 통해 얻게 된 ‘유대인됨'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세상은 유대인을 궁지로 몰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

아시겠지만 #헝가리는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축출을 유럽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당하게 되는 나라입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헝가리로 숨어들어오다가 결국 44년 말이 되어서 마지막헝가리의 한명까지도 모두 아우슈비츠로 보내지게 되었지요. 그래서 40년에서 43년 사이에 근처의 다른 나라들에서 몰래 탈출한 유대인들이 집도 짐도 아무것도 없이 헝가리로 도망쳐오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

​

어린 피리에게도 이와 관련된 일들이 생기게 되는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피리에게 접근(?)한 낯선 사람- 어느 어머니와 아기 -유대인으로 도망쳐 온 것을 알게 된 피리와 언니 이보야는 집으로 그들을 데리고 오게 되지요. 피리의 엄마는 그들을 씻기고 먹여서 다른 집으로 몰래 보내게 되는데 그 집이 바로 유대인 은신처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 이후 피리는 몇 번이나 유대인들을 은신처로 보내는 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오래 가지는 못하지요. 시대가 유대인 몰살을 향해서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흘러가고 있었으니까요.

​

그러나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또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저는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특히 피리의 엄마를 통해서 말이죠. 이런 전쟁 상황에서 남편도 없이, 별다른 수입이나 풍족한 배급도 없이 일곱 식구들을 건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요. 지금 저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눈앞이 깜깜해지는데요. 참 피리의 엄마는 현명하고 강인한 여성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그 또한 외할머니 바비를 통해서 내려온 여성상이 아닐까 싶고, 그 영향이 또 피리에게 내려와서 피리가 나중에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역경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영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엄마 라이즈는 적은 배급으로 아이들을 먹이기 위하여 늘 애를 쓰고 머리를 쓰는데, 우유 배급이 끊긴 뒤부터는 불법으로 염소 한마리를 구해서 집 안의 작은 뜰에 넣고 염소젖을 짜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어린 아기들은 그 염소를 보고 아주 좋아하죠. 자기에게 우유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는 염소. 하지만 얼마 안가 염소도 뺏기게 되지만요. 또 시골에서 바비가 보내주는 적은 음식을 받기 위해서 어린 피리를 허름하게 거지처럼 변장시켜서 기차역에 보내 음식을 날라오게 시키기도 하고요.

​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게토에 끌려가게 될 때에는 마지막 남은 밀가루를 모두 털어서 토스트로 구운 다음잘게 짤라서 베갯잇 속에 모두 넣어서 들고 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기들이 배가 고플 때마다 몰래 하나씩 꺼내어 줄 수 있게 말이지요.

​

​

한 줌 희망도 없을 것 같은 이 시대에도 아이들은 크고, 사춘기 소녀 피리는 여느 또래 소녀들처럼 호기심이 많고 두려움도 많고 또 사랑도 그립습니다.

​

그게 인간이지요.

​

인간이기에 이런 상황에서도 절망하고 희망하고 소망하고 사랑하는 것이지요. 피리 뿐 아니라 소녀에서 처녀로 넘어가는 언니 iboya도 전쟁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생존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피리와 이보야는 전쟁 이후 함께 살아남는데 이 때의 이야기가 2권 ‘grace in wilderness’에서 자세하게 다루어집니다. )

이미 이때부터 둘은 여느 자매 이상의 ‘운명공동체'로 살아가고 있지요.

​

3.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리의 가족 역시 결국 게토로 쫓겨나게 됩니다. 

사랑하는 집을 뒤로 하고, 그것도 어린 아기를 둘이나 데리고 게토로 쫓겨나는 장면은 이제껏 잡아왔던 작은 희망의 끈이 탁~ 하고 놓여지는 듯한 순간입니다. 물론 그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뒤에 기다리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

게토에서 천막을 치고 사람들은 씻지도 , 제대로 먹지도, 사람답게 살지도 못하지만 그곳에서도 엄마는 커튼을 쳐서 자녀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자 하고, 트렁크로 식탁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아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자고 합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곧 깨닫게 되고, 또 이미 알고 있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권리를 요구하는 것'과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그들이 사람임을 끝까지 증명하는 길이라고 엄마는 말합니다.

​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토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사랑은 싹트지요. 

피리는 헨리와, 그리고 피리의 유대인 친구인 주디는 개리라는 남자아이와 처음으로 ‘사귀게' 됩니다. 피리의 첫키스도 바로 이 게토 시절에 경험하게 되지요. 그들은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하며 전쟁 이후를 꿈꾸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다만 꿈으로 남게 될 꿈을, 그들도 알고 우리도 아는 꿈을 그저 꾸는 것입니다. 순간에 충실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

- In the Bible, when Aaron’s sons died, God told Moses to go to Aaron and tell him to lay the sins of the Jews on the head of a sacrificial goat and to send the goat out into the wilderness to carry off all the sins of Israel

​

- Very bad to be a Jew during depressions. We make such perfect scapegoats.

- If this is the way God chooses to use His people, I’d rather not be chosen

​

피리의 친구 주디와, mr. shuster와의 대화 중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과 연결되어 정말 작가가 전하고 싶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선택하시는 방법이라면 정말 선택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주디.

- 그리고 이 고통 또한‘ 주님의 길이며 뜻'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mr. shuster의 말.

​

작가도, 또 유대인들도 둘 다를 말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요? 그들도 인간인데 양쪽의 생각을 다 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피리의 할머니 바비와 같은 유대인들. 그들의 믿음이 가짜라고, 거짓이라고 어떻게 우리가 말할 수 있을까요.

​

진짜 신앙이란 무엇이고 슬픔으로 점철된 유대인의 역사에서 신앙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 왔는지 , 저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거대한 글씨로 ‘아우슈비츠’라고 쓰여진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하는 장면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그 뒤의 참혹한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알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그저 피리가 살아남아 이 책을 써준 것이 감사할 뿐이지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저는 어른이기에 이런 많은 것들을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청소년들에게도 이 이야기는 분명 ‘느끼지 않을 수 없는'많은 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아니, 주제 따위 생각하지 않아도 상관없지요. 책은 꼭 주제를 찾으려고 읽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생각하고 느끼고 공감했으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나와 다른 그 시대와, 피리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 보게 되었다면, 그리고 느꼈다면 이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합니다. 작가도 그것을 원했을 것입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