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는 잘못이 없다
낯선 환경과 경험을 두려워하고 조그만 자극에도 힘겨워하는 아이는 의지가 약한 걸까? 등원을 거부하고 또래 무리와 겉돌고 스웨터의 감촉조차 못 견디는 아이와 매일같이 부딪치다 보면, 부모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 마련이다.
60대의 노련한 소아과 의사이자 세계적인 아동발달학자인 토머스 보이스 박사는 소위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을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아이의 예민함은 성격이나 의지 문제가 아닌 아이마다 다르게 타고난 ‘스트레스 반응성’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 스트레스 반응성 차이가 아이가 외부 환경에 보이는 민감성 차이로 드러난다. 스트레스 반응성이 높은 고민감성 아동은 전체 아동의 15~20퍼센트 비율로 존재하며,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 특징으로 인해 이들의 건강과 발달을 포함한 인생 경로는 부모의 양육에 따라 극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25년에 걸친 고민감성 아동 연구의 결과물을 집약한 이 책은 예민한 아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보살펴야 할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깊이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P. 15 환경이 지독히 열악하고 야만적일 때를 제외하면 민들레를 닮은 대다수 아이는 무사히 자라나지만, 난초를 닮은 소수의 아이는 주위 어른들이 보호하고 보살피는 방식에 따라 아름답게 피어나거나 헛되이 시들어버리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밝히는 구원의 비밀이다. 난초 아이는 실패하거나 시들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독특한 방식으로 싱싱하게 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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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오늘도 준이는 이런 저런 '잘못'을 저지른다.
양말을 뒤집어 벗어놓지 말라고 했는데 또 양말은 뒤집어져 있고
옷을 벗으면 옷걸이에 걸으라고 했는데 옷가지가 바닥에 뒹굴고
티브이는 다 보면 끄라고 했는데 거실에서 티브이는 혼자 떠들고 있고...
수십번, 수백번 이야기를 하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휴우.
자꾸 한숨을 쉬게 된다.
두자리 곱하기 두자리 곱셈을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준이는 할 때마다 머리를 긁적이다
이젠 아예 머리카락을 뽑아대기 시작한다.
한 쪽 머리가 다 뽑혀 뻥하니 빈자리가 생겼다.
퇴근해서 그걸 본 아빠는 화를 내거나 속상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거실 소파에 깊게 몸을 묻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아빠는 '휴우'하고 나보다 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빠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준이가 내게 말했다.
"Mom, daddy looks sad because of me..."
나도, 아빠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도대체, 우리 아이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아이에게서 보이는 '잘못'이 두려웠고 버거웠다.
그리고 슬펐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정말로 잘못된 것일까?
우리 준이는 정말로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 주 오은영 박사의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한 아이를 보았다.
다른 아이들과 좀 '달라' 보이는 아이.
그런 의미에서 준이와 비슷할 수 있는 아이.
그 아이가 말했다.
"도움이 필요해요. 도와 주세요."
출연진 모두의 눈에 맺힌 눈물이 보였다.
도와 주세요.
[당신의 아이는 잘못이 없다]라는 책의 소개를 보았다.
P. 15 환경이 지독히 열악하고 야만적일 때를 제외하면
민들레를 닮은 대다수 아이는 무사히 자라나지만,
난초를 닮은 소수의 아이는 주위 어른들이 보호하고 보살피는 방식에 따라
아름답게 피어나거나 헛되이 시들어버리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밝히는 구원의 비밀이다.
난초 아이는 실패하거나 시들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독특한 방식으로 싱싱하게 피어날 수도 있다.
'스트레스 반응성'이 높지 않은 민들레 아이에게는
외부자극이 '일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스트레스 반응성이 높은 준이같은 난초 아이에게는
외부자극 하나하나가 특별한 '사건'으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것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하니 늘 고단하고 버거워
준이의 작은 뇌는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준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
준이가 저지르는 잘못은 모두 엄마인 내게, 한 가지 말을 하고 있다.
엄마, 도움이 필요해요, 도와주세요.
아무렴, 아가야.
도와주고 말고.
이리 와, 엄마 손을 잡으렴.
뭘, 도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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