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의 생일.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는 준이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곳을 빌렸다.
준이처럼 천천히 가는 아이들이라
여느 아이들처럼 왁자하게 떠들고 환호성을 지른다거나 하지 않았다.
신나게 뛰어오는 모양이 조금 다른 아이들.
그러나 아이들은 그 누구에게도 폐가 되거나 결례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점수를 낸 친구에게 하이 파이브를 해 주고
잘하면 박수치고
실수하면 등을 두드려 주는 아이들.
엄마들은 아이들을 내려놓고 가지 않고 내내 자리를 지키며
파티 룸 셋업도 도와주고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조근조근 나누기도 했다.
노는 시간이 끝나고
파티 룸으로 들어와서
케이크를 자르고
구디백을 받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는데...
그곳 매니저가 파티룸의 불을 끄고 다른 스위치를 올려 주었다.
그랬더니...사이키 조명!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 아이들 머리 위로
알록달록 화려한 사이키 조명이 어지럽게 맴돌았다.
누군가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스피커가 없어서 크게 들리지 않았지만
분위기를 '업' 시키는데는 손색이 없었다.
"Let's dance!"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한 아이가 저만치 달려나가더니 '자벌레 춤'을 추었다.
엎드려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루브를 넣는.
모두가 일어나서 그 모습을 구경하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 또 다른 아이가 나섰다.
이번에는 어디서 배웠는지 브레이크 댄스.
그 다음은 바닥에 머리 박고 헤드 스핀.
물론 어설펐다.
멋지기보다는 어색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감동.
이 아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춤이 있었다.
자신만의 춤.
사이키 조명 아래 파티 룸은
뜨거운 환호성과 움직임으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새 보니,
아이들은 벽쪽으로 저만치 밀려나고
무대 한 가운데를 차지한 건...
엄마들의 관광버스 막춤.
백인, 흑인, 라틴, 아시안 엄마들이 죄 섞인 어메리칸 버전이었다.
관광버스 막춤이 다양한 인종마다 존재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엄마들은 국적없는 막춤을 추며 신명나 했다.
매니저는 손님이 하나도 없으니 더 시끄럽게 놀아도 된다고 알려주고 나갔다.
그런데 신명나 보이던 엄마들이
춤을 추면서 간혹 눈물을 지었다.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신나는 생일 파티에 와서 사이키 조명 아래
있는대로 몸을 흔들면서 우는 엄마들.
우리는 한 가지는 알고 있었다.
그 눈물은 슬픔을 의미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그 눈물은...
함께한다는 '연대' 때문이라는 것을.
연대는 눈물을 부른다.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 준다.
우리는 함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준아,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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