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와 오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함께 읽었다.
children이 읽는 버전으로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었지만
중간도 채 읽지 못했다.
준이가 영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이는 '노예'가 무엇인지는 이해했다.
어떤 사람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사람은 힘들게 일을 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했다.
그런데 왜 피부가 검은색이어서 힘들게 일을 해야 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노예가 되어야 했는지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이건 준이 스스로가 받는 '편견'과 '차별'과도 맥이 통하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가끔 'stupid'하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럴 때면
자신이 'stupid'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고 속상해 한다.
카페테리아에서 밥을 먹고 있었고
그냥 "Hi!"하고 인사만 했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무척이나 난감했다.
아이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그 이유란 것이 무엇이든
그 아이들에게
'stupid'란 말을 할 권리가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설명을 하긴 쉽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준이가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준이에게는 '편견'이란 게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저 사람은 (부정적으로) 어떠할 것이다.
이런 편견이 준이에게는 없다.
그래서 그 어떤 이유로든 누군가의 외모가 눈에 띄어
(부끄럽지만) 나도 모르게 내 눈이 슬그머니 그쪽으로 돌아갈 때도
준이는 뭐가 다른지 알지 못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가 직접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한국을 방문해 지하철을 탔더니 한 량의 사람들 모두가
동시에 자신의 아이를 쳐다 보더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길래
그 엄마는 참다못해 "그만 좀 쳐다보세요! 구경 났어요!"하고
소리를 칠 수밖에 없었다고.
미국에서는 그런 이유로 쳐다보는 일이 확실히 적지만
그렇다고 이들에게 편견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연일 터지는 인종차별 사건들과
'hate crime'을 보면...
준이는 '편견'과 '차별'이란 것의 중심에 있는 지도 모른다.
발달 '장애'를 갖고 있으니 말이다.
'보통' 사람과 좀 다르니 말이다.
'보통'이란 말을 누가 만들고 썼는지 모르겠다.
언어란, 단어란 처음에 그걸 만들고 쓴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단어에서
편견과 차별의 시작된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보통, 정상...
이런 단어는,
사전에만 존재할 뿐,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가르는 기준이 되지 않기를.
편견의 중심에 서 있을 지도 모르지만
정작 자신은 편견이 없는 준이를 보면서
자주 하는 생각이다.
부디, 우리 손으로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편견을 당하는 사람들과
편견을 행하는 사람들 모두가 힘을 합하여.
편견을 행하는 사람들이 좀 더 힘을 내서.
편견을 당하는 사람들은 이미 많은 상처를 입으며
그 최전선에서 힘을 내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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