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행동 테라피스트와 세션이 끝나면 늘 15분 정도
테라피스트와 부모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어제의 세션 주제는
The Types of Personalities
외향적/extrovert
내향적/introvert
우선 이렇게 배웠다.
이 단어를 처음 알게 된 준이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태어나 처음 들은 단어기도 하지만
그 의미도 너무나 새로웠기 때문이다.
준이는 스스로 어떤 유형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외향적'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맞다.
내가 봐도 준이는 대단히 외향적이다.
자기 안의 생각을 늘 밖으로 꺼내서 말하고
사람을 만나기를 좋아한다.
준이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지 않는 대신,
사람들을 '과도하게' 좋아하는 이슈를 갖고 있다.
적정한 '소셜' 수준을 맞춰주는 것이
준이가 받는 테라피의 핵심이기도 하다.
준이는 본인이 외향적인 걸 발견한 것도 신기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제각각 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놀라워했다.
준이는 모든 사람들이 '외향적'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준이는 타인의 마음 또한 자기 마음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즐거우면 다른 사람도 즐겁고
자기가 괜찮으면 다른 사람도 괜찮고
자기가 안 좋아하면 다른 사람도 안 좋아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준이는 어제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티피컬한 사람들에게야
'성격 유형'이 지식이나 상식의 조각에 불과할 수 있으나
준이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 셈이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고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고
다른 기준을 갖고 있고
심지어는 다른 상식을 갖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그걸 알았으니 준이는 어째서 자기가 'Hi'하고 인사하는데
본체만체하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것이다.
그게 꼭 자신을 싫어하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라
그 친구의 성격 유형일 수도, 그 친구의 다른 상황과 입장일 수도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물론, 무시해서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이제까지처럼
마음을 많이 다치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너는 너, 너대로, 너 방식대로 살고
나는 나, 나대로 내 방식대로 살면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성격 유형을 안다는 것은
곧 다른 우주가 열린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수도 있다.
준이처럼,
세상을 다르게 보는 뇌와 눈을 가진 아이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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