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오늘은 인스타 이야기를 해 볼까?
요즘 준이가 인스타그램이란 소셜 미디어에 한창 관심이 많지.
인스타에 이런 저런 사진을 올리고
친구들과 소통도 하고 말이야.
소셜 미디어는 그렇게 '교제'와 '네트워킹'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란다.
아는 친구도 만나고
모르는 친구도 만나고.
그런데 말이지.
엄마는 오늘,
소셜 미디어는 일기가 아니란 말을 하고 싶어.
소셜 미디어와 일기의 차이에 관해 말해주고 싶구나.
소셜 미디어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이지.
일기는?
그래, 너만 볼 수 있는 공간이란다.
그래서 인스타는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게 있을 때 들어가고
일기는 오로지 너하고만 할 이야기가 있을 때 들어가는 곳이야.
알겠지?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것.
'나누는' 이야기라면 어떤 걸 인스타에 올리면 좋을까?
다른 사람이 그걸 나눠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여야 하겠지?
다른 사람이 네가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보고 뭐든 나눠가질 수 있는 거야 한단다.
어떤 걸 나눠 가질 수 있을까?
재미
즐거움
신남
감동
이런 감정들을 나눠 가지면 좋을 거야.
물론, 슬픔이나 화나는 일도 나눌 수 있다면 좋지.
좋지 않은 감정들도 나누면 줄어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왕이면 친구들한테 좋은 감정을 나눠가질 기회를 주는 게 좋겠지?
그런데 인스타에 올리면 안 되는 이야기가 있어.
바로, '일기'에만 써야 하는 내용이란다.
다른 사람이 알았을 때 나눠가질 수 있는 건 없고
그 사람을 당황하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할 만한 내용 말이야.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나 다 보는 공간이기 때문에
딱 꼬집어 어떤 친구의 이름이나 사연을,
더구나 좋지 않은 이야기를 올리는 일은 하면 안된단다.
그건, 그 친구가 하고 싶다면
그 친구가 직접 올려야 하니까.
그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면 그건 가능하지.
축하하는 뜻에서 말이야.
네게 생긴 좋은 일도 무조건 다 올려야 하는 건 아니야.
아까도 말했지만
'나눌 만한' 이야기를 올려야 한단다.
예를 들어줄까?
우리 가족이 여행간 이야기?
좋은 이야기지.
그런데 다른 사람은 그 이야기로 뭘 나눠갈 수 있을까?
우리가 여행간다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아무 것도 나눠줄 수 없을 거야.
우리가 여행을 가서 찍은 특별한 그곳만의 사진들은 어떨까?
다른 친구들은 그곳에 아직 안 가봤으니
나눠주면 아주 좋아하겠지?
준아,
네게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을 거야.
하지만 일기에 쓸 이야기와 인스타에 올릴 이야기는 항상 같지 않단다.
사실, 그건 엄마도 분간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그래서 엄마도 생각을 많이 하고
인스타에 올린 이야기를 지우기도 하고 그래.
엄마도 그래.
이 모든 게 네가 크고 성장하고 자라나는 과정일 거야.
이렇게 실수하면서 배우고 깨우치는 걸 거야.
그러니 천천히 가자.
천천히 가도 괜찮아.
엄마랑 함께 가는 길이잖아.
네가 혼자서, 엄마 손 놓고 가는 길이어도
엄마는 저만치 앞에서 뒤에서 네가 넘어지지 않게,
아니 넘어지면 일으켜 줄 수 있게 함께 할게.
엄마가 혹시 보이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마.
엄마는 바람이 되어
나비가 되어
공기가 되어
우리 준이와 항상 함께할 거야.
물론, 네가 일기에만 쓸만한,
'private'한 시간과 공간에 있을 땐 빼고 말이야! ㅎㅎ
오늘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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