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야
너는 피자를 정말 좋아하지.
그래서 매일 매일 피자를 먹고 싶어하지.
피자를 먹으면 소다도 먹고 싶고.
학교에서 매일 소다를 사 먹는 걸 엄마가 알게 돼서
엄마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잖아.
준아.
피자, 소다 같은 음식은 엄마도 좋아한단다.
아주 맛있는 음식이니까.
아빠도 좋아한단다.
그런데 매일 먹을 수는 없어.
넌 그게 너무 궁금하지.
왜 맛있는데 매일 먹을 수가 없는지 말이야.
"엄마, 밥은 왜 매일 먹어도 돼요?"
밥은 왜 매일 먹어도 되고,
아니 매일 먹어야 하고,
피자는 왜 매일 먹으면 안 되냐고 네가 물었지.
너무나 좋은 질문이란다.
너도 학교에서 배워서 알겠지만,
세상에는 몸에 좋은 음식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음식이 있어.
우리 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 똑같지 않아.
지금은 건강하다고 해도 몸을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몸이 상하게 돼 있단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건 몸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행동이야.
조금씩 조금씩 몸을 고장나게 만들지.
그래서 언젠가는 몸 어디가 고장나서 몸이 아프게 돼.
그걸 당장은 알 수 없으니 몸에 나쁜 음식도 참지 않고
자꾸 먹게 되는 거야.
넌 야채나 거칠거칠한 음식을 잘 먹지 않지만
그런 음식들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음식이란다.
먹고 싶은 건 자꾸 먹고
먹고 싶지 않은 건 안 먹게 되지만
먹고 싶은 걸 줄이고
먹고 싶지 않은 걸 늘려야 하는 게 '조절력'이란 거란다.
self-control말이야.
참, 이상한 건 말이지, 준아.
우리가 하고 싶은 건, 우리 몸에 안 좋고,
우리가 하고 싶어하지 않는 건 우리 몸에 좋은 경우가 많아.
컴퓨터 게임은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그럼, 우리 몸에, 아니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책읽는 건 눈도 아프고 재미도 없어서 자꾸 안하고 싶어지지?
그런데 책읽는 건 우리 마음에 정말 좋은 일이란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몸과 마음에 좋고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건 몸과 마음에 안 좋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게 조절력이란다.
하고 싶지만 너무 오래 하지 않기.
먹고 싶지만 너무 많이 먹지 않기.
하기 싫지만 그래도 적당히 하기
먹기 싫지만 그래도 적당히 먹기.
이 조절력만 있다면 뭘 해도 우린 잘해낼 수 있어.
컴퓨터 게임을 30분 정도 하다가,
아, 더 하고 싶지만 책도 20분 정도 읽어야지~~.
이렇게 생각할 줄 안다면 정말 멋진 사람이 되는 거야.
이건 어른들도 잘 못하는 일이거든.
그만큼 조절력을 갖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어려운 일이니까 잘 해내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겠지?
일주일에 학교 런치로 3일 먹던 피자를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이틀로 줄였더구나.
엄마는 준이가 그래서 정말 대견해.
하고 싶은 걸 절대로 하지 말라고는 안 할 거야, 준아.
그건, 엄마도 못하는 일이거든.
하고 싶은 것도 해야지.
그런데 그것만 하지 말고, 그걸 했다면 하기 싫은 것도 조금은 하기-.
조절력은 그 정도면 된다고 엄마는 생각해.
우리, 매일 매일 조절력 키우는 연습을 해보자꾸나.
엄마도 배워야 하니까 엄마도 준이와 같이 하려고 해.
준이가 엄마한테도 가르쳐 줘.
혹시 엄마가 조절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말이야.
아참, 어제 준이가 엄마한테 그랬지.
엄마는 일을 너무 많이 한다고 말이야.
준이하고 이야기하거나 놀아주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말이야.
맞아!
그것도 조절력이 필요한 거 맞아, 준아.
엄마가 일하는 시간을 좀 더 줄이고
준이하고 보내는 시간을 좀 더 늘려볼게.
알려줘서 고마워, 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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