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오늘 엄마와 할 이야기가 좀 있었지?
네가 학교 아이들이 모인 그룹채팅방에서 네 성적표를 공유해서 말이야.
엄마가 그걸 알게 돼서
네게 지우라고 했고
너는 그것 때문에 속이 상했지.
엄마가 왜 그걸 지우라고 했는지 이야기해 줄게.
너는 이번에 처음으로 'A'를 두 개나 받아서
그걸 친구들하고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어.
좋은 소식은 나누는 거라고 말이야.
물론, 그 말은 맞아.
좋은 소식을 나누면 좋지.
그런데 준아.
'공유(sharing)'에도 '범위(range)'가 있는 거란다.
어떤 이야기든 누구하고나 공유할 수 있는 건 아니란다.
좋은 소식이라고 무조건 공유할 수 있는 건 아니란다.
예를 들어서, 네가 수영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너는 친구들과 그룹 채팅방에서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거야.
그런데 그 방에 같은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하지 못했거나
등수 안에도 들지 못한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 봐.
그 친구는 네가 1등했다는 소식이 좋기만 하지는 않을 거야.
안 그래도 속상해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좋은 일을 공유하는 것과
'자랑(show off)'하는 건 다른 거란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에 너도나도 이야기를 공유하지.
그 이야기들 대부분, '좋은' 이야기들이야.
그런데 엄마가 보기엔 '자랑'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많아.
자신의 단점이나 부족한 부분을 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어.
그러니, 소셜 미디어를 대하는 사람 중에 자랑할 게 없는 사람은
기분이 어떨까?
부럽기도 하고
축하하는 마음도 들겠지만
속상한 마음도 들거야.
좋은 일과 자랑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성적'이 잘 나온 성적표는 좋은 일일까, 자랑일까?
네가 가만히 생각해 봐.
너의 성적표는 너만의 이야기란다.
그건 아주 'personal'한 이야기야.
'A'를 받아서 엄마도 무척 기쁘단다.
그건 좋은 일 맞아.
하지만 그걸 공유하면 '자랑'으로 보일 거야.
그걸 구분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거야.
바로 알 수 있는 건 아닐 거야.
엄마가 기다려 줄게.
그런데 그동안 친구들과 무언가를 공유할 땐
엄마에게 물어봐 줄 수 있겠니?
친구들과 나누는 비밀 이야기까지 엄마한테 다 해달란 건 아니야.
다만, 네가 뭔가 좋은 일이 있어서 친구들한테
말하고 싶을 땐
엄마한테 물어봐 줄래?
그게 'sharing'인지, 'show off'인지,
엄마와 같이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
A받느라고 노력한 것, 정말 대견해!
성적표는 가족하고만 share하기!
그걸 오늘 배웠다고 생각하자꾸나.
오늘도 굿데이!
0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