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엄마가 전에도 이야기를 한 것 같아.
네가 아직 속 상해 하는 것 같아서 다시 이야기하려고.
인사를 해도 친구들이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 말이야.
"Hi!"
넌 이 말을 하길 좋아하잖아.
반가워서.
사람들은 반가우면 "Hi"라고 인사를 하지.
하나도 잘못된 건 없어.
그런데 사람들은 한 번만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아침에 하고 낮에 또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아.
엄마도 그런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친구를 볼 때마다 "Hi!"를 하고 싶어하지.
그것도 잘못된 건 아니야.
볼때마다 반가우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해.
그런데 그건 네 마음이란다.
상대 친구가 또 "Hi!'하고 대답해 주지 않는 건
너를 싫어하거나 미워해서가 아니야.
아닐 거야.
그 친구는 아침에 했으니까 그냥 안 하는 거야.
어떤 친구가 짜증을 내더라고 했지.
그럴 수도 있어.
좀 귀찮을 수는 있어.
물론, 그렇다고 짜증을 내고
그걸 밖으로까지 표현을 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
어떤 일에든, 자신의 좋지 않은 감정을 좋지 않게 드러내는 건 좋지 않으니까.
좋게, 나이스하게 말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나는 하루에 너한테 한 번만 하이하고 싶으니까 또 봐도 안 해도 돼.
그래줄래?
이렇게 말이지.
그런데 준아.
학교에서 그걸 가르쳐주지를 않잖아.
그래서 친구가 모르는 거 아닐까?
거듭 말하지만,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단다.
친구를 볼 때마다 반가워서 "Hi!"를 하고 싶다면 해도 돼.
엄마가 어제 교장 선생님도 만났잖아.
네가 잔뜩 우울한 얼굴로 복도를 지나길래
교장 선생님이 불러서 물어봤다고.
교장 선생님이 엄마한테 연락을 해왔어.
교장 선생님도 선생님을 볼때마다 네가 'Hi!"를 한다고 말씀하셨어.
그러면서 뭐라고 했는 줄 알아?
30년 교직 생활을 했지만
준이 너처럼 물어봐주는 사람이 없었대.
학생도, 선생님도.
"How are you?"
"How was your weekend?"
"How was your daughter's concert?"
"The team you were rooting for is winning?"
이런 걸 매일 물어봐주는 사람은 없었대.
그래서 매일 너의 질문을 기다리게 된대.
이런 사람도 있잖아!
친구들은 네가 하는 "Hi!"가 사실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많은 이야기를 할 정도로
풍성한 어휘를 확보하지 못해서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저 그때문이란다.
네가 풍성한 어휘를 갖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아직 그 노력의 과정에 았다는 걸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알 수가 없겠지.
같이 살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준아.
너도,
친구들도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단다.
우린, 그저 우리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거란다.
우리가 할 일을 했는데 상대가 좋아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게 아니란다.
상대도 잘못된 게 아니란다.
왜 좋아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 거야.
하지만 교장 선생님도 인사를 자주 하는 건
전혀, 하나도 문제 없다고 말씀하셨어.
비록, 그게 똑같은 "Hi!"라도 말이야.
문제는, 친구를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 걸 거라고 말이야.
준아,
다만, 같은 인사를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 않는 친구한테는
한 번만 인사하는 걸로 할까?
남이 좋아하지 않는 걸 모른 척하고 계속하면 남이 불편할 테니까 말이야.
물론, 네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런 걸 '타협'이라고 하는 걸 거야.
그 이야기도 다음에 더 자세히 하기로 하자꾸나.
아, 네가 "Hi!"할 때마다 같이 인사해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했지?
거 봐.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데,
우린 그저 우리가 할 일을 하면 된단다.
우리가 하는 일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단다.
꼭 기억해.
너도 잘못한 게 아니고
네 친구들도 잘못한 게 아니란 걸 말이야.
우리는 모두, 잘못된 게 없다는 걸 말이야.
모두가 배우는 과정에 있을 뿐이란 걸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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