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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진 듯 하다.
'신경다양성'이란 개념에 의하면 자폐 스펙트럼은 장애라기보다는 '비전형적' 뇌 상태,
즉 뇌의 '개성'이라고 보는 견해다.
'장애'라고만 보기엔 자폐증을 지닌 아이들도 고유한 재능을 갖고 있고
공감 능력이나 언어 능력이 오히려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경우들도 많다.
주변에서만 보아도 그렇다.
내 아들, 준이만 해도 그렇다.
준이는 학교에서 누구보다 인사를 잘 하는 아이로 통한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그저 지나가듯 말한
생일이나 기념일, 휴일 계획 등을
준이는 정확히, 세밀히 기억한다.
그래서 잊지 않고 묻는다.
"How was it?"
그러면 상대편에서는 늘 반가운 놀라움이 전해온다.
(그 상대에게서 직접 듣거나, 전해들은 바로는 그렇다)
많은 ASD 아이들이 그렇듯,
준이도 한 번 지나간 길은 반드시 기억한다.
5년 전에, 지인과 함께 갔던 레스토랑을,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도 기억한다.
이게 '장애'인가?
물론, self-help가 되는 정도에 따라
또, 도움이나 테라피가 필요한 정도에 따라 '장애'를 가진 것으로 판단될 수는 있다.
중요한 건 장애를 가졌느냐, 장애를 갖지 않았느냐가 아닐 것이다.
다만, ASD를 '장애'로만 보고 저마다의 아이가 가진 '개성'과 '다양성'이
외면 당하거나 폄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중요할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과 디지털 세계의 결합에 관해서는
여전히 연구되고 검증되어야 할 지점도 많고,
윤리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걸 함께 생각하기 위해서라도
ASD를 가진 아이들의 부모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ASD를 낫게 하고 고치고 치유하려 했던 목표가 바뀔 지도 모르는 일이다.
ASD를 잘 활용하는 쪽으로.
'개성'은 꼭 없애거나 바꿔야 하는 게 아닐 지도 모른다.
'개성'은 그 사람만의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물론, ASD는 스펙트럼이라 그 범위가 방대한 만큼,
도움과 교정 및 치료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모든 ASD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ASD에 해당되는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이 우주의 모든 존재는
원칙적으로,
그 누구도 부인하거나 폄하할 수 없는
그만의 가치를 갖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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