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2024년의 마지막 날이구나.

올 한 해에도 우리 준이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 주었구나.

엄마, 아빠, 형아는 준이가 있어 올 한 해도 많이 행복했단다.

네가 우리에게 해 준 따뜻한 말, 따뜻한 몸짓, 모두 우리에겐 축복이었단다.

엄마도 준이에게 그렇게 해 주었는지, 새삼 돌아보니 부끄러워지는구나.

엄마도 모르게 준이 마음을 몰라주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 네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그럴 때 엄마가 늘 감사하는 게 있단다.

엄마도 모르는 사이에 널 속상하게 했을 때, 넌 늘 말을 해 주니까 말이야.

준아.

우리는 우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스스로 해놓고 스스로 모를 때가 많단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또 알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단다.

또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속상하고 상처 받았으면서도 내색 못하고 넘어가기도 한단다.

그러면 그건 오해나 앙금이 되어 관계를 어긋나게 하기도 하지.

그런 상한 마음이나 상처는 놔둔다고 해서 자연히 치유되기는 힘들 수도 있거든.

시간이 지나면서 새 살이 돋아나긴 하지만 흉터는 남을 수도 있거든.

그래서 그때그때 속상하고 상처 받은 마음을 보여주고 위로받는 게 좋단다.

그래야 그게 오해였다는 걸 알 수 있단다.

물론, 모든 말과 행동을 그렇게 확인하고 드러낼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오해해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하는 거란다.

그러려면 엄마는 차라리 그때그때 물어보고 알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단다.

어제처럼 엄마 말이 순간적으로 차갑게 나갔을 때, 네가 말해 준 것처럼 말이야.

“엄마, 내가 뭐 잘못한 게 있어요?”

네가 그렇게 물었을 때,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엄마는 엄마가 그렇게 말했는지 전혀 몰랐거든.

네 귀에 차갑게 들렸다면 그렇게 말했으니 그랬겠지?

네가 알려주어 오해를 풀 수 있었구나.

준아, 이제 하루 뒤면 2025년이구나.

올 한 해도 엄마, 아빠, 형아와 또 우리 주변에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보내자꾸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 다같이 손잡고 등을 쓸어주며 헤쳐나가자꾸나.

2024년에도 사랑했듯, 2025년에도 한결같이 널 사랑할 엄마가

네게 “Happy New Year!”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