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나는 다른 아이들과 왜 달라?
네가 이렇게 물었던 날이 기억나는구나.
엄마는 우리 준이가 그렇게 묻던 순간,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아서.
꼭 놀라고 큰일났다고 생각해서만은 아니야.
어떻게 생각하면, '이제 됐다'란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
준아.
'다르다'는 걸 알았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란다.
너뿐만이 아니야.
우린 누구나 다른 사람과 좀 다르다는 생각을 조금씩은, 혹은, 많이 하면서 산단다.
이건 아주 중요한 사실이야.
우린 그걸 입 밖으로 꺼내 말하지 않을 뿐이야.
그렇게 혼자서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가슴앓이하면서 힘들어하지.
그런데 꼭 힘들지 않아도 되는지도 몰라.
왜냐하면 '다르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닐 수 있거든.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다르다는 것'은 '다양성'이란 말로 표현될 수 있어.
아니, 그렇게 표현되어야 옳다고 생각해.
'다르다'는 말에는 어떤 '기준'이 포함되어 있을 거야.
어떤 기준을 놓고 그것과 비교해서 '같지 않다'는 뜻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 기준이라는 게, 항상 옳은 건 아니란다.
그건 그냥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정한 개인적인 기준일 뿐이야.
우리 중 그 누구도 어떤 게 정상이고, 어떤 게 비정상이고,
어떤 게 옳고, 어떤 게 잘못된 건지 선명하게 정한 게 없다는 뜻이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는 기준일 뿐이야.
사람이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된다는 것의 기준은
'법'으로 명확하게 '법전'에 표현되어 있지.
그거하곤 다르단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상'은 80억 인구가 저마다의 머리로
생각한, 아주 추상적인 기준일 뿐이야.
오늘은 엄마가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했구나.
하지만 이걸 시작으로 네게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해.
아주 중요한 이야기니까 말이야.
준아,
넌 결코 이상한 게 아니란다.
'준이'라는 사람으로 너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진 것 뿐이란다.
우리 누구도 자신이 가진 특징의 모든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
아니, 안 좋아하는 게 더 많을 거야. ^^
하지만 안 좋아하는 어떤 특징을 떼내려고 애쓰기보다는
그걸 머리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단다.
그 특징은 떼내고 싶다고 떼내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말이야.
이건 '포기'하는 마음과는 달라.
알아보는 거야.
알아보는 게 가장 먼저란다.
그걸 알아보는 게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첫 걸음이란다.
준아.
네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여기는 부분은
네 약점도, 단점도 아니야.
그건 '다양성'이야.
그저 80억 사람 중에 하나의 특징일 뿐이야.
'하나'라고 외로워할 필요는 없단다.
80억 명의 사람들, 모두, 들여다보면 하나,
하나의 존재이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무조건 외로운 건 아닐 거야.
뭐, 어쩌면 모두 외로운 존재일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린 그래서 함께 어울려 사는 거 아닐까?
'다양하다'는 건 '혼자가 아니다'란 말과 같다고 생각해.
혼자서 어떻게 '다양'하겠어? ^^
엄마는 80억 사람들이 다 똑같지 않은 게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
길거리 들꽃만 봐도 가만히 들여다보렴.
얼핏 비슷해 보여도,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꽃잎 색깔도 조금씩 다르단다.
키도 다르고 길이도 다르단다.
그런데 그 각각의 꽃잎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향기를 내지.
그 향기는 한 뿌리에 났지만
저마다의 '개성'이 어우러진 것이란다.
준아.
엄마는 너의 '다름'이 이 세상 아름다운 향기를 만든다고 믿어.
넌 그런 존재야, 준아.
2025년의 첫 달이구나.
올해도 사랑하며 행복하자꾸나.
사랑,
그거면 될 거야. 그치?
우리, 오늘은 함께 뭘 해먹을까?^^
-다른 사람들과 분명히 조금 다를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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