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네가 엄마에게 물어본 일에 대해 답을 해줄게.
엄마, 제이크가 줄리하고 같이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데
줄리한테 뭐라고 그러면 돼?
제이크와 줄리는 너와 같은 반 친구인데
제이크가 너하고만 행 아웃을 하자고 해서
네가 곤란한 상황이 되었구나.
제이크가 영화 보러 가자고 해서 넌 주말을 즐겁게 기다렸지.
그런데 줄리가 네게 주말에 뭐할 거냐고 물어서 넌 바로 대답을 못했구나.
사실은 제이크와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말이야.
너는 줄리에게 거짓말을 한 것 같아 신경을 썼지.
그래, 엄마가 봐도 좀 곤란한 상황이구나.
그러나 넌 거짓말을 한 건 아니란다.
I don't know....
라고 한 대답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넌 죄책감을 느낀 것 같구나.
그런데 너는 그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른다는 뜻이었다고 엄마한테 말했어.
그렇지?
그러니까 그건 거짓말이 아닐 수 있을 거야.
사람은 대답하기 난처할 때 "I don't know."라고 할 수 있어.
엄마는 그게 꼭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아.
엄마는 이번 일이 준이에게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너는 제이크에게 줄리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물었어
그런데 제이크가 "No."한 거잖아.
딱히 줄리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직 별로 친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이야.
그럼 어색할 수도 있을 거야.
거기다 줄리는 girl이니까 제이크가 수줍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건 누구를 따돌리거나 나쁜 마음이라고 할 수는 없단다.
친구라면 모두 다같이 어울리면 좋겠지만
일대일로 만나는 친구도 있는 거니까 말이야.
준아.
넌 최선을 다한 거란다.
줄리에게는 제이크와 영화 보기로 했다고 그냥 말해도 좋을 것 같아.
너와 줄리가 매주 주말마다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면
넌 얼마든지 다른 친구와 자유롭게 약속할 수 있단다.
엄마는 준이가 '관계'에 관해 생각하고 고민해 보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그리고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은 살다 보면 있기 마련이란다.
사람은 항상 진실만을, 뭐든지 있는 그대로 말할 수는 없단다.
다른 사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단다.
그걸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지.
네게 '하얀 거짓말'이 얼마나 어려운 개념일지 잘 안단다.
굳이 거짓말을 만들기 불편하다면,
엄마는 "I don't know."도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 라는 뜻으로 말이야.
그러고 찬찬히 생각해 보는 거야.
엄마하고도 이야기해보고
형아하고도 상의해 보는 거야.
너는 무조건 진실만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걱정하지만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다는 걸...
선의의 거짓말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니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단다.
너무 자주 쓰면 안 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경우도 있는 법이란다.
그래, 네 말대로 쉽지 않아.
엄마도 그걸 확실하고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려우니까.
우리 함께
천천히,
찬찬히,
배워가도록 하자꾸나.
오늘도 행복하자!
2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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