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는 예리한 지성의 검을 가지고 있는가?(1)
많은 엄마들이 시험을 앞둔 자녀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고 말입니다. 엄마 말대로 아이가 시험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한다면 늘 만점을 받아 올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어떻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지 그 방법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그냥 잘 파악하라고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을까요?
저는 지난번 칼럼에서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는 생각의 1차원을 넘어 저자의 의도까지 찾아낼 수 있는 생각의 2차원까지 올라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생각의 1차원으로부터 생각의 2차원으로 어떻게 올라가는지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지식으로부터 저자의 의도 또는 저자의 렌즈를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아이가 주어진 문장을 예리하게 분석할 수 있는 지성의 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 지성의 검이 바로 구조적 사고(structural thinking) 입니다. 참고로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는 구조적 사고의 한 면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 구조적 사고를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마치 레고 놀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로봇을 조립한다고 해봅시다.
로봇을 만들려면 먼저 여러 종류의 피스(pieces)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피스는 구조적 사고에서 변수(variables)에 해당됩니다.
그다음 각 피스를 활용해서 로봇을 만들려면 설계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설계도가 바로 구조적 사고에서는 관계(relationship)에 해당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어떻게 관계시키느냐가 중요합니다. 관계시키는 방식을 정리해 놓은 지침서가 바로 설계도이지요.
마지막으로 각 피스를 설계도에 따라 머리부터 몸통, 팔, 다리 순으로 조립하면 멋진 로봇이 만들어집니다. 구조적 사고에서는 완성된 로봇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구조(structure)입니다. 각 변수들을 특정 방식으로 관계시키면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사실 거의 모든 지식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은 여러 변수들을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관계시켜서 새로룬 지식을 창조해냅니다.
이제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완성된 로봇으로부터 어떻게 해야 설계도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처음 로봇을 만들었던 작업을 역순으로 하면 됩니다. 완성된 로봇을 머리, 몸통, 팔, 다리로 먼저 분해하고, 그 다음 머리를 하나씩 해체한 순서대로 일렬로 쭉 늘어놓습니다. 그 다음 몸통, 팔, 다리도 같은 방식으로 말입니다. 지금부터 머리를 해체하면서 늘어놓은 순서를 맨 마지막 피스부터 역으로 하나씩 붙여나가면 다시 로봇 머리가 만들어집니다. 이때 하나씩 하나씩 각 피스가 어느 피스에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를 종이에 그려가면서 붙여 나가면 어느새 로봇 머리가 완성된 순간 로봇 머리 설계도도 완성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다른 부분도 그렇게 진행한 후 각 부분들을 다시 붙이면 로봇이 완성됩니다.
예전에 현대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 때 고물 완성차를 수입해와서 그것을 순서대로 분해한 후 다시 결합하면서 자동차 설계도를 완성한 원리와 같습니다. 이것을 역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라고 합니다. 이 원리를 지식에도 적용해서 지식을 완전히 분해하고 다시 결합하면 그 지식을 만든 저자의 의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조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아이는 문장으로 된 지식을 분석하여 그 저자의 지식 설계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최신형 컴퓨터를 구입해서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컴퓨터가 만들어진 원리와 구조를 훤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똑같은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설령 컴퓨터가 고장 났다 하더라도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입니다. 이처럼 분해도 하고, 반대로 재조립도 할 수 있는 기술을 아이에게 가르쳐주자는 것입니다.
사실 모든 공부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제자가 만들어놓은 시험문제나 저자가 만든 지식을 분석해 변수와 관계를 찾아내고, 이를 재구성하는 훈련을 하면 분석적 사고, 비판적 사고도 좋아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짧은 문장으로 된 지식을 직접 분석해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문의: (714)406-6811
msc2018@mscb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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