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유목민의 두번째 가을을 애리조나에서 보내게 되었다.이곳에서 머무는 목적은 단 하나! 세도나 여행이다.
10년즈음 전에 세도나에 온 적이 있다.
아이 방학을 이용해서 여름에 와서 무더위와 붉은 흙에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제대로된 여행은 할 수 없었다.
이번은 여행이 아닌 한달살기다. 제대로 즐겨보자 !
지구상 볼텍스 라는 자기장이 나오는 곳이 총 21곳 인데, 그 중 4곳이 세도나에 위치한다.
세도나를 '기운센 땅' 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이왕 왔으니 좋은 기운좀 받아보자! 먼저, 세도나 볼텍스( 기 ) 나오는 장소로 트레일을 갔다.
1. '종' 모양의 바위 - 벨락
'세도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트레일이며, '기'가 나오는 곳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장소이다.
세도나는 국립공원이 아니다. 간혹 국립공원으로 착각하여 블로그나 유툽에 올려진 것을 보는데,
'세도나' 라는 이름은 마을 이름이며 이는 초대 우체국장을 지낸 사람의 부인 이름이다.
국립공원이 아니니 당연히 국립공원패스는 사용이 안되고 'Red Rock Pass' 라는 파킹패스를
따로 구입해야한다.
한 번 방문에 $5, 일주일 방문은 $15, 그리고 일년권이 $20 이다.
일치감치 웹사이트를 통해서 일년짜리 패스를 구입해서 온라인 등록을 마쳤다.
주요관광지 파킹장은 협소해서 파킹전쟁이 치열 하다는 말을 들은 지라,
토요일 아침 해도 뜨기전에 캠핑장을 나섰다.
세도나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반려동물에 관한 규정이 자유롭다.
대부분 트레일에 락키가 갈 수 있어서 함께 등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마지막 험한 돌산은 락키가 힘들어 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유명한 만큼 익숙한 벨락 !
주변에 꽈베기 처럼 휘어진 나무를 보면서 ' 진짜 뭐가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색 사암바위로 둘러쌓인 세도나는 해가 올라가면서 다양한 색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다. 신기하다. 내가 저 나이에는 '기' '명상' 이러한 단어들은
이상한 사람이나 고리타분한 사람만 하는 걸로 알았었는데,
사회는 분주하며 편리해 졌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좀더 마음의 안정을 필요로 하는것 같다.
적당히 올라가다가 벨락 옆을 구경하고 내려와서 Bell Rock Trail 을 걸었다.
10월 중순, 세도나 지역의 햇볕은 아직도 뜨거웠다.
퍽석거리는 붉은 흙을 밞으며 뒤를 보니 시시각각 변하는 세도나의 사암병풍들이
저마다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2. 대성당 탑 모양을 닮았다는 - 캐서드럴 락
캐서드럴 락 트레일 전용 주차장은 락 바로 앞 부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첫날 비지터센터 에서 추천받은 트레일을 이용해 보고자 아침일찍
비포장 도로를 달려 낯선 곳에 주차했다.
여기가 맞나? 의심이 들 때즈음 뒤를 보니 '캐서드럴 락'이 저 멀리 당당하게 서 있었다.
트레일 입구에서 부터 물 소리가 들렸다
물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조금 들어가니 '오크크릭 리버' 라는 청록색의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세도나를 관통하는 이 강 덕분에 예로부터 세도나 지역은 원주민들이 많이 거주했다.
미국의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이, 그들을 유타주 북쪽까지 몰아내고
이 신비스러운 땅을 차지하고, 본인의 부인 이름을 따서 마을 이름까지 명명했으니,
역사는 항상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다.
각설하고,
볼텍스 지역중에서 유일하게 물까지 흐르는 이 곳은, 여름에는 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시원한
놀이 장소를 제공하고,
명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역활을 한다.
사람들은 피를 흘리고 싸우고 뺏기를 반복 했지만, 자연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물과 멀어지며 위로 올라가니 거대한 나무산들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캐서드럴 락이 보이는 순간부터는 절벽바위를 거의 기어서 올라가야 한다.
바위 사이를 네 발로 기어 올라가니 마침내 트레일 마지막 이라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특이하게 정상 부근이 평평하게 되어 있고 양쪽에 큰 바위산이 지키고 있는 지형이다.
평평한 정상에 앉아서 힘들게 가지고 올라간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내 평생 겪어보지 못한 인생 뷰 맛집이었다.
오른쪽 바위는 중간에 절벽 끝 으로 걸어 갈 수 있다.
순서대로 줄을 서서 그 절벽끝에 가서 인생샷을 찍어야 한다.
서로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바로 뒤에 사람이 앞 사람의 사진을 찍어주는 구조이다.
조금 낯선 풍경이었지만, 그렇게 서로서로 트레일을 완주한 축하를 하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3. 에어포트 메사.
세도나 시내와 가장 가까운 장소이며, 특별히 힘든 트레일이 필요 없는 장소이다.
경비행장이 운영되는 공항 근처에 있는 '메사' 로 가기위해 한참을 차로 올라갔다.
목적지 부근의 주차장은 너무 협소해서 길 끝가지 올라가서 공항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 돈을 내고 주차를 해야했다.
이 부근은 석양을 보는 장소로 유명하다.
오후 시간이 되니 차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그 시각에 맞춰서 주차장 에서도 돈을
받기 시작했다.
주차를 하고 목적지 장소에 가기위해 산책을 했다.
저녁을 기다리는 오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메사'는 스페인어로 '탁자' 라는 뜻 이다.
탁자처럼 제일 위는 평지이며 옆은 가파른 비탈길로 된 지형을 말하는데,
제일 높은 부분이 평평하게 되어 있으니 그 주변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감상 할 수 있다.
해가 사라지고 노을이 내려 앉으니 소란했던 주위가 조용해 졌다.
다들 목소리를 스스로 낮추며 서로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자연의 고요함은 그 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고요하게 했다.
4. 보인턴 캐년
4곳의 볼텍스 장소 중 가장 기가 센 곳이라고 한다.
'캐년' 이라는 이름처럼 협곡을 걸어 가면서 지금까지 위에서 봐 왔던
바위산들을 아래에서 부터 천천히 볼 수 있는 장소였다.
볼텍스가 나오는 장소는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얼핏 보아도 뭔가 기괴한 보습의 두 개의 바위가 마주보고 있고
그 사이에는 나무들이 꽈배기 처럼 휘어져 있었다.
'기' 나 '볼텍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제쳐 두더라도,
이 장소는 눈에 보이는 풍경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캐년의 특성상 나는 지금 어느 골짜기에 서 있는데, 주위는 온통 형형 색색의
바위산이 감싸고 있다. 앞을 보면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 흰색 등 줄무늬
돌산이 겹겹이 감싸고 있고, 뒤롤 보니 초록을 덮은 산과 '메사' 형태의
지형이 받치고 있다.
두 개의 전혀 상반된 지형이 만나는 듯한 이 곳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다닌 볼텍스 3 곳과는 자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렇게 해서 볼텍스 투어를 다 마쳤다.
좋은 기운을 받았으니, 또 또 열심히 다녀야 겠다
영상은 유툽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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