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나지역 캠핑장에서 4주를 머물고 있다.
통상 3주가 가장 긴 기간인데, 추가로 1년에 2번은 일주일에 $29불 추가로 내면 연장이 가능하다.
이 경우 좀 특별한 경우인데, 이동생활의 특성상 RV고장이 가장 흔한 이유이다.
우리도 같은 경우를 겪게 되었다.
여름부터 차가 좀 무리하게 움직이면 엔진 온도가 심하게 올라가서 신경이 쓰였다.
사실 그 기간은 너무 더운 시즌이어서 우리는 처음 겪는 더위앞에,
아마도 서부 날씨가 뜨거워서 차가 헤롱거리는게 아닌가 하고 넘어 갔다.
그런데, 라스베가스에 머물때 사건이 터졌다.
엔진은 차가 운행하면 자연히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있고, 그런 엔진을 식혀주기 위해서
'냉각수' 라는 것이 작동 하면서 엔진의 과열을 막아준다.
베가스에서 100도를 넘는 날씨에, 차 뒤에 뭔가 물 흔적이 보였다.
이상해서 열어보니 냉각수가 세고 있었다.
그 동안 조금씩 세고 있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밑으로 흐르지 못하고 증발이
되어서 우리가 느끼지 못 하고 있었던 것 이다.
우연히 버스뒤로 가서 다른 것을 보다가 눈에 띄게 되었다.
우선 세는 부분은 실리콘으로 막았으나, 더위에 그것 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틀 후면 떠나야 하기에, 떠나면서 애리조나 캠핑장 근처에 있는
RV 정비소를 찾아서 예약을 해야했다.
급하게 예약 했으나, 이 시기 (11월) 아리조나 등 서남부 지역은 유목민들이 몰리는 시기이다.
대부분 여름은 오레곤 위쪽 시원한 곳에서 보내고
10월중순 부터 남으로 이동해야 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원하는 날짜는 힘들고 겨우 예약 했지만, 덕분에 1주일을 더 머물러야 했다.
캠핑장이 마음에 들고, 세도나가 워낙 예뻐서 추가로 머무는 것은 전혀 부담 되지 않는다.
3주 동안 있으면서 유명하다는 트레일을 거의 간 것 같다.
오히려 조금 무리해서 인지 락키도 우리도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뭐 어디 적당한 곳이 없을까? 그냥 보내긴 아까운 하루하루.
인터넷을 뒤져 찾은곳은, 1시간 북서쪽에 있는 '월넛캐년 내셔널 모뉴먼트'이다.
위치는 '플래그스테프' 라는 곳 인데, 아주 오래전 '베가스-그랜드캐년-세도나' 일정으로
여행을 하면서 하루 머물렀던 곳이다.
사진 상으로는 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지만, 딱히 캠핑장에서 보내기 아까운 날이라
북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은 구불구불 산을 넘어 가야 한다.
마침 가을이 절정이여서 지루하지 않게 목적지 까지 도착 할 수 있었다.
'내셔널 모뉴먼트' 는 국립유적지로 국립공원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다.
2024년 4월에 구입한 80불짜리 티켓을 아주 야무지게 사용하고 있다.
비지터센터를 중심으로 '림트레일' 과 '아일랜드트레일' 두 개가 있다.
림 트레일은 캐년을 위에서 보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고
아일랜드 트레일은 캐년 안에 들어가서 원주민이 살던 집을 감상하는 것 이다.
림트레일은 반려견이 허용 되지만, 아일랜드트레일은 반려견이 갈 수 없다.
우선 위에서 감상해 보자!
'캐년' 이라는 이름처럼 두개의 지형이 갈라지면서 협곡을 만들었는데, 신기하게
그 가운데 마치 산 처럼 우뚝 솟은 지형이 숨어있다.
이 지역은 고도가 높아서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한다.
애리조나 하면 캐년과 사막만 생각 했는데, 다양한 지형을 품고 있었다.
봄이 되면 눈이 녹으며 협곡으로 물이 흐르고, 많은 생명체가 살아난다고 한다.
실제로 봄에는 섬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흐르는 물과 각종 야생 식물이 장관을 이루는 숨어 있는
사진명소 였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락키를 잠시 차에 두고, '아일랜드 트레일'로 향했다.
비지터센터를 통해 들어가야 하는데,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 가야한다.
갈 때는 쉽지만 올 때는 다리가 무거웠던 기억이 난다.
섬 안에는 절벽에 위치한 원주민들의 집터가 있다.
절벽 곳곳이 움푹 들어가서 마치 쉘터처럼 지붕이 되어 있는데, 이 모양은 오랜시간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 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이용해서 원주민들이 이주하면서 집단 거주지가 되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어디까지 일까?
지금 우리는 그 선물을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들어가보면 아주 적당한 높이와 크기에 감탄하게 된다
큰 동굴의 경우 벽을 만들어서 방을 나누어 사용 했던 흔적도 있다.
자연의 선물과 인간의 두뇌가 합해진 결과이다.
위로는 지붕이 있고 아래로는 물이 흐르며 각종 동식물이 번창하니 문명이 발달되지 않았던
그 시기 ( 약 1000~1200년 )에 최적의 거주지 였을 것 이다.
우리가 들어오기 힘든 것 처럼 계단도 없던 시기에는 적들의 침범에도 비교적
안전 했을 것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하고 바로 옆에는 낭떠러지다.
헉, 밤에 얼핏 비몽사몽 나오다 잘못하면 바로 계곡 아래로 첨벙이다.
정말 치열했던 초기 인간들의 삶 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의 나도 존재하는 것 이다.
그 시기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난생 처음 경험한 자연과 생활환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녔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오후 시간이 다 지나갔다.
세상은 넓고, 볼 것도 많다.
2025년도 에도 또 달리고 달린다.
과연 무얼 보고 만나고 경험하게 될까?
월넛 캐년의 영상은 유툽을 참고해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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