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을 넘어가니 남부 캘리포니아는 더위가 느껴진다. 해가 뜨거워 지고 한낯은 반팔이 필요하다. 올 해는 서부해안을 따라서 미 서부 북쪽끝 까지 올라가 보려한다.
이런 저런 일을 정리하고 Manifee 를 떠나 북진하기 시작한다.
1. Soledad Canyon RV Resort @ Action, CA
두시간 정도 올라가서 제일 먼저 머물게 된 캠핑장이다.
우리가 갈 수 있는 캠핑장 중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이며
팜데일, 발렌시아 등 익숙하게 듣던 지명들과도 멀지 않았다.
캠핑장은 협곡 안에 위치해서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고,
기찻길옆 이라 새벽에 기적소리에 잠을 깨야 했다.
주변에 별로 볼 만한 것도 없고, 마트를 나가려면 30분 정도 차를 움직여야 했다.
엑튼 이라는 동네는 전형적인 미국 시골마을이었다.
메인스트릿에 있는 건물들은 마치 서부시대 영화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고
결정적으로 하나 있는 마트의 가격은 30% 정도 비쌌다.
부득이 차를몰고 코스코를 찾아 가야 할 이유였다.
캠핑장은 크고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설도 많았다.
대부분 캠핑장이 하나씩 가지고 있던 '커뮤니티' 공간이 2개나 되고
수영장도 두개가 있었다.
캠핑장이 넓어서 아침에 한번 걸으면 만보를 금방 채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위치와 시설이 상반된다.
주변에 관광지가 많으면 내부 시설이 좋지 않다.
관광지가 없는 곳은 내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오랫동안 RV 생활을 하신 분들은 특별히 나가지 않고
캠핑장내 시설을 즐기는 것을 좋아 하지만,
우리는 아직 초보라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넓고 산책할 곳이 많아서 그나마 좀 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캠핑장은 작년 4월 말 정도에 왔던 곳 이다.
위치상으로 캘리포니아 중간 즈음에 있어서, 이곳을 거점으로
동쪽으로 베가스, 북쪽으로 요세미티와 타호 그리고 남쪽으로는
샌디에고와 팜스프링으로 가기가 편리하다.
작년에 왔을때 가장 놀랐던 것은 근처 코스코 에서 팔던 '베리종류' 가격이다.
한참 그 시기가 제철 이었던것 같다.
블루베리가 한 팩에 2불이 안 되는 가격이었다. 지금까지 본적 없는 가격에 잔뜩 사서
여름까지 냉동실에 있던 것을 꺼내 갈아 마셨던 경험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남캘리는 각종 과일의 천국이다.
다니면서 보면 집집마다 오렌지나 레몬이 무성하게 열린 나무가 있어서
그 집앞을 지나면 향긋한 냄새가 난다.
이 전에 잠시 머물렀던 캠핑장은 사이트옆에 있는 나무에 석류, 오렌지, 레몬등
각종 열매가 무성하게 열려 있었다.
그 열매들이 RV에 떨어지면 차가 더러워 지거나 상할 수도있으니, 제발 따가라고
성화였다. 덕분에 나무에서 바로 딴 오렌지를 마음껏 맛 보는 호사를 누렸다.
엑튼 동네 주변은 딸기농장이 많이 있다고 한다.
엘에이 한인마트와는 1시간 정도 거리였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으나
5번도로는 항상 차가 많았다.
사실 서부 오기전에는 뉴욕이 가장 큰 도시인줄 알았는데,
우물 안 개구리 였다.
동부 메인주에서 플로리다까지 여행한 경험으로는
대부분 도로는 왕복 4차선 이고 어쩌다 큰 도로라고 해도 왕복 8차선 정도가 대부분 이다.
하지만 서부는 기본이 6차선 인것 같다. 정말 엄청나게 큰 도로에 차들이 빼곡하게
차서 움직인다. 서부에만 살던 지인이 처음 동부에 와서 '시골' 이라고 표현했던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오랫만에 한인타운 가서 장도보며 2주를 잘 보냈다.
2. Pacific Dunes Ranch RV Resort @ Oceano, CA
'엑튼'을 기점으로 작년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돌았다면
올해는 서부 해안을 따라 북으로 올라가는 일정이다.
그래서 만난 이 캠핑장은 거대한 모래언덕을 앞에 두고 있는
캠핑장 이다.
이 곳은 우리가 회원으로 있는 TT 캠핑장이 아니고 제휴한 곳 이어서
하루 $20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우리집 사이즈로 풀훅업에 50암페어로 하루 $20 이면, 땡큐 쏘..머치 이다.
이 곳 역시 작년에 일주일 정도 머물렀던 곳이다.
그때는 예약한 캠핑장이 갑자기 전기문제로 문을 닫아서 급하게 오게되어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두번째라 올해는 아주 친근감이 느껴진다.
'둔스' 라는 이름처럼 앞에는 거대한 모래언덕이 있는데, 캠핑장 소유는 아니고
주 에서 관리하는 공공장소 이다. 정말 운 좋게 이 곳에 캠핑장이 터를 잡은 것이다.
위치가 이렇게 좋은 이유로 이 곳은 수영장등 편의시설은 없다.
사무실옆에 '클럽하우스' 라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정도이다.
대신 모래언덕에서 운동도 하고 석양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사무실에서 썰매를 빌려 탈 수 있어서 좋았다.
가까운 피스모비치에 가서 산책을 하고 크램차우더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 곳에서 작은 소란이 있었다.
도착한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그 주말이 지난 월요일에 근처 캐빈을 빌려서 온
노 부부의 전기자전거가 없어지는 도난사고가 생겼다.
경찰이 오고, 가까운 사이트 라는 이유로 이것저것 물어 오지만,
우리는 일요일 종일 사이트를 비워서 별로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할 수 없었다.
한개당 800불 정도 되는 물건을 도둑맞은 노 부부는 흥분하고 있었지만
캠핑장 들어오는 입구에 아무런 보안장치 ( 다른 캠핑장은 비번을 누르거나
입구 오피스에 CCTV가 있는 곳도 있다) 가 없었으니 찾을 방법은 없었다.
평화롭고 한가한 농촌 마을에 누가 와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3. San Francisco RV Resort @ Pacifica, CA
모래언덕 앞에서 생활을 마치고 101번 도로를 따라 북으로 이동했다.
300마일 정도 움직이는 긴 여정인데,
캘리의 이쁜 하늘과 바다, 산 그리고 포도밭으로 이어지는 멋진 풍경에
그리 지루하지 않게 올 수 있었다.
위치적으로 '소노마' 등 와인이 유명한 곳이 가까워 지니 정말 끝이 안 보이는
포도밭이 30분 정도 이어졌다. 뭐든 크고 넓은 미국이다.
또 얼마를 가다보니 도로 옆에서 석유를 열심히 뽑아 내고 있다.
아! 부럽다... '미국땅' 이라는 너는 안 가진게 뭐니?
그렇게 달려서 생전처음 '샌프란시스코' 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 캠핑장은 해안 절벽에 위치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캠핑장이 생겼는지 궁금할 만큼 바로 앞으로 가파른 절벽이다.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절벽이 뚝 떨어져 나가서 그나마 있던 사이트 몇 개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엑튼' 에서 기차소리에 잠을 설쳤다면 여기서는 '파도소리'에 잠을 깨야 했다.
사이트 간격은 역대급 으로 좁다. 바로 옆 캠퍼와 손이 닿을 정도니 옆 창문은
절대 열 수 가 없다. 대신 바로 앞이 태평양 이니 시야가 훤하고 좋았다.
아침에는 오피스에서 공짜 커피를 들고 바다뷰를 보며 산책하고
저녁마다 와인잔을 들고 석양뷰를 볼 수 있는 호사도 누렸다.
위치가 좋은대신 역시나 편의시설은 거의 없다.
이 캠핑장을 나가면 계속 해안산책로가 이어지는데, 그 절벽에
유난히 RV들이 많이주차되어 있다.
아주 오래된 차 들이 많은데, 여행자라기 보다는 상주하는 사람들로 보인다.
대부분 사이즈도 그리 크지 않다.
그 사람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산책로에 간이 화장실이 두개 구비되어 있고,
캠핑장에 있는 세탁실은 24시간 개방되어 있다.
화장실은 보안번호가 있지만, 입구에 따로 보안시설이 없고,
캠핑장 일부가 해안산책로 구역이어서 공공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먼저 있던 캠핑장에서 도난 사고를 목격 하고나니,
왠지 나갈때 두번 집의 잠금 장치를 확인 하게 된다.
그리고 유독 아침에 출근하는 차량들이 많고 장기 거주자가 많이 보인다.
우리 양 옆으로 캠퍼들은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들어왔다.
궁금해서 사무실에서 물어보니, 여기 상주하면서 샌프란 다운타운 으로
출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달 거주비용이 2천불이 넘는다. 헉!
사이즈 마다 조금씩 다른데, 우리집 같은 경우 2300불은 줘야 한다.
캠핑장 자리 하나에 2천불 ! 샌프란의 물가를 실감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보니 밖에 머물고 있는 오래된 RV차량들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은 많다. 주거의 형태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밖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속히 안정된 주거를 갖게 되길 바래본다.
영상은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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